'우중' 라이딩은 '우중'충함을
09년 여름은 '우기(雨季)'라고 할 정도의 기나긴 '장마'기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자전거를 주요 이동수단으로 삼는 두 바퀴 애호가들은 이러한 지속적인 '비오는 날'은 지겨움을 넘어서 질릴 만하다. 날씨가 쨍~ 하다가도 구름이 갑자기 끼어 '소나기'가 내리거나(소나기는 그래도 잠시 비를 피하면 되니 괜찮긴 하지만) '약한 비'가 계속해서 온다면 비가 오지 않을 때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가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자전거를 어디 놔두고 가기에도 애매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럴 때 필자 같은 경우 과감히 그냥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맞은 비때문에 자전거의 볼트 구멍으로 녹이 쓴다. 고가의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의 경우 우중(雨中) 라이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싯포스트를 뽑고 자전거를 닦아준 후 차체를 뒤집는 등의 조취를 취하지만 프레임 내부에 간헐적으로 깊숙이 들어간 물은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다.
▲ '비오는 날'은 때로는 매우 낭만적이지만, 자전거 애호가들에게는 그렇게 반갑지 않다.
물 한 방울에 '녹' 꽃이
이 문제는 알루미늄이나 카본 소재의 프레임을 사용한 자전거에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크로몰리나 하이텐강을 사용한 자전거에는 크나큰 문제다. 특히 비가 오면 딱 빗물이 들어가기 좋은 각도의 구멍은 내부가 녹이 발생하기 딱 좋다. 이 문제점은 자전거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다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문제인데, 많은 이들은 이 문제를 알면서도 귀찮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필자도 자전거 물받이, 짐받이 등을 장착 할 수 있는 구멍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 귀찮은 이유로 오랫동안 방치하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세차 해주면서 이 문제점을 발견 했다. 나의 미니벨로 다혼(DAHON)의 SPEED P8의 경우 프레임이 '크로몰리'로 되어 있어
물에 상당히 취약한데 평소 비가 올 땐 자전거를 잘 타고 다니지 않긴 하지만, 약한 비가 내리거나 비가 그쳐 땅이 젖어 있을 때에는 이따금씩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이때 '빗물'이 들어가 내부가 녹이 슬었던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WD40으로 내부를 닦아주고 '전기 테이프'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구멍을 막아 주었다.
▲ 원래 이 구멍은 물받이를 달 수 있도록 마련 된 장치다. 하지만 각도가 딱 빗물이 들어가기 좋아 '약한 비'라도 치명적이다. 볼트 구멍의 각도가 빗물이 들어가기 딱 좋게 하늘을 향해 있다.
비온 뒤나 비오는 날 물방울이 프레임 내부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방청제를 뿌려주고 프레임의 색과 동일한 검은색(Black)의 '전기(절연) 테이프'로 막아주었다.
피어오른 녹
아주 어릴 적 철이 없을 때에는 자전거가 깨끗해진다며, 비오는 날에 오히려 물을 튀기고, 땅에 고인 물속을 지나며 신나게 탄 기억이 있다. 그때는 몰랐다. 소중한 자전거에게 그토록 하면 안 되는 나쁜 짓임을 말이다. 사람도 겉이 멀쩡하더라도 속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듯이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자전거 지금이라도 한번 이곳저곳 살펴봐 뚫린 구멍이 있다면 막아주는것은 어떨까?
비가 오면 바로 빗물이 들어갈 만한 각도의 구멍은 필수적으로 막아줘야 프레임 속이 녹스는 경우를 방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뒤늦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피어 오른 녹을 발견하고 마음 아파하기 전에 말이다. 필자는 자전거를 본격적인 취미로 삼기 전엔 비오는 날은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이제는 무척 좋아하는 정도는 아니다. 혹시 당신도 나와 같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