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자세를 위한 자전거 피팅 | 최적화된 라이딩 포지션으로 퍼포먼스 향상과 부상 방지

완벽한 자세를 위한 자전거 피팅 필 버트(Phil Burt)/바이크프로핏  평점: 90점
혹자들은 자전거 업이 진입장벽이 낮아 접근이 쉽고 기술 역시 발전이 느려서 늘 한결같아 보이는 우스운 업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 역시도 일정 부분 동감하는 편이지만, 그 속에서도 계속되는 기술혁신이 일어나며 유행이 끊임없이 변한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이 끊임없이 등장해 지속해서 정보를 얻어야 하고 관련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물론, 자전거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이와 같으리라.


나는 치열해지고 있는 업계에서 살아남아야 할 업계 사람 중 하나로써 자기계발을 위해 <완벽한 자세를 위한 자전거 피팅>(Bike Fit: Optimise Your Bike Position for High Performance and Injury Avoidance)을 구매했다. 또 옮긴이 이동건(DK LEE) 씨는, 내가 아는 업계 사람 중 피팅과 관련해서 지식이 해박하다고 느꼈던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이기에 영문 정보를 제대로 한글화했을 거라 기대했다. 무엇보다 저자 필 버트(PHIL BURT)는 영국 사이클링팀이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에 우승했을 당시 팀 수석 물리치료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세계 최고의 사이클링 팀 중 하나인 팀 스카이(Team Sky)가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서 두 차례나 우승하는 데 기여했다고 하니 기대감이 상당했다.



38,900원, 값어치 한다
책값이 무려 38,900원으로 비싼 편인데, 레이스를 즐기는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들이 피팅이나 자전거 장비에 투자하는 금액을 생각해보면 거품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과연 이 책은 그 가격에 값어치를 할까? 그렇다. 우선 요즘 자전거 전문 서적들을 보면 그 크기가 대형화되는 추세이고 모든 페이지가 컬러로 인쇄되고 있는데, 독자층이 확실하면서도 판매량이 극소수인 이 업계에서 단가를 확보하려면 고급화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이 책 역시 전면 컬러에 제법 크기도 크다. 다만 백열등 아래에서 책을 읽으면 종이가 반사되는 감이 있어 가독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또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 익숙지 않는 용어가 설명을 위해 반복적으로 쓰이다 보니 나 같이 의무감에 읽어야 하는 이가 아니라면 자칫 지루해서 책 읽기를 포기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책이 삶의 어떤 영감이나 재미를 주는 목적이 아니므로 단점이라 할 수 없지만, 읽는 도중 나는 몇 번이나 졸았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동안 자전거 피팅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말끔히 날려주는 꿀 정보를 너무나도 많이 전달해주고 있어 책 읽기를 그만둘 수가 없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노트에 메모해야 할 부분이 한두 부분이 아니었을 정도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책의 제목은 <완벽한 자세를 위한 자전거 피팅>이지만, 피팅 방법을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구성해 놓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옮긴이가 아주 오래전에 집필했던 <Bike Fit System>이 훨씬 직관적이다고 생각된다. 피터(Fitter)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이 책만으로 피팅을 배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겠다 싶었다.



피팅부터 운동법까지
책의 목차만 보고 있자면 피팅 개론부터 방법,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법, 그리고 다양한 사례에 대한 답과, 뜬 소문들의 반박 등 무엇하나 버릴 게 없다. 그러나 내용 대부분이 문자 위주로 나열되어 머릿속에 설명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그리기에는 한 번의 독서로는 무리가 있다. 책이 더 두꺼워지더라도 방법론을 말하는 구성에서는 설명 사진이 더 있었으면 어떨까 싶었다. 얼핏 책장만 넘기면 자료 사진이 많았는데, 완독해보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나의 의견이다.


이 책은 단순히 자전거 피팅의 방법론을 논하기보다는 사이클링 역사가 시작된 이후, 가상의 자전거 위에 앉아 파워를 측정하고 각 인체 수치를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동적 피팅이 업계에 적용되기까지 생겨난 수많은 가설과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대안을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가능성을 봤다. 천만 원 가까이하는 동적 피팅 시설보다는 물론 좋지 않겠지만, 어떻게 해야 효율적인 투자로 피팅 프로그램을 접목할지 말이다. 더불어 이 책은 사이클링에 효과적인 근육 이완 법 즉, 운동법도 다루고 있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타원형 체인링은 페달 스트로크에서 라이더가 파워를 생산할 수 없는 사점 구간을 줄여준다. 타원형 체인링 효과로 다리를 더 오래 펼 수 있지만, 다리를 굽히는 굴곡 동작 역시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이점이 상쇄된다. 현재까지의 과학적 연구 기반에서는 타원형 체인링의 장점이 구체적으로 증명된 이점은 없다." – 완벽한 자세를 위한 자전거 피팅 178쪽


완벽한 자세를 위한 자전거 피팅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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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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