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결론은 피팅이다 : 보다 과학적이고 편안한 자전거 타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다.

결론은 피팅이다
라이더들의 신체구조를 올바르게 이해하여 사이클링 퍼포먼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피팅(Fitting) 기술인 바디 지오메트리 핏(Body Geometry Fit, 이하 BG Fit)과 안장, 신발, 그립 등 다양한 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의 메디컬 컨설턴트 앤드류 프루트(Andrew L. Pruitt)와 로저 민코우(Roger Minkow) 박사를 통해 보다 과학적이고 편안한 사이클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좌> 앤드류 프루트(이하 ‘앤드류’): 미국의 볼더 스포츠 의학 센터(Boulder Center for Sports Medicine, BCSM) 설립자이자 1990년대 미국 사이클 국가대표 수석 주치의를 역임했다. 2000년부터 스페셜라이즈드의 메디컬 컨설턴트로 자전거 피팅과 바디 지오메트리 신발, 풋 베드 디자인 작업을 이끌고 있다. 또한 SBCU(Specialized Bicycle Components University)의 교육 프로그램인 바디 지오메트리 핏 테크니션 양성과정을 설계하기도 했다.

우> 로저 민코우(이하 ‘로저’): 지난 20년간 인체공학 설계 전문의로 활동해왔다. 대표적으로 미국 올림픽 선수들을 위한 근력 훈련장비와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조종석도 설계했다. 현재 스페셜라이즈드 안장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핸들바 그립과 같은 인체공학 제품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


 

자전거의 크기가 몸에 맞는지 여부를 스스로 진단 할 수 있는 방법은?
한쪽 엉덩이에서만 통증이 발생하거나 허리가 아플 때, 목이 아프거나 손목과 팔이 저릴 때, 발바닥의 특정 부위에서만 통증이 느껴진다면 몸에 맞지 않는 자전거를 탄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은 몸동작 범위를 축소시키고, 자전거를 쉽게 다루지 못하게 하여 사고 위험에 처하게 한다. 이렇듯 몸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고 바른 자세로 라이딩을 해야 부상이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



몸에 맞는 자전거 선택 방법과 올바른 자세는?
먼저 자신의 신체를 점검하고 어떠한 목적으로 라이딩을 즐길지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 또한, 진단 결과를 토대로 개개인의 신체적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신체를 고려하지 않고 자전거를 구입하거나 라이딩 자세만 바꾸려 한다면 오히려 몸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피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일반인들이 자전거를 바르고 건강하게 타기 위한 최소 기준점은 뒤꿈치를 페달 최저점에 놓고 쭉 뻗을 수 있는 안장 높이다.



피팅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신체 부위는?
하체의 무릎과 다리길이를 먼저 살핀 다음, 몸과 팔을 포함한 상체 길이를 본다. 스페셜라이즈드의 BG Fit은 20가지의 진단 과정을 통해 의뢰인 고유의 신체 구조를 이해한다. 크게 기대경험의 이해, 유연성 진단, 근력 진단, 비대칭적 조건 진단으로 나뉘는데, 이를 관철하는 전문가는 의뢰인의 관절 동작 범위, 근력, 유연성, 비대칭적 골격 구조 등을 헤아릴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BG Fit 전문가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양성되고, 피팅을 하는가?
스페셜라이즈드 딜러 전문 교육 기관인 SBCU를 통해 양성된다. 크게 3가지 과정을 거치는데, BG B Fit, 마스터스 과정 그리고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피팅 전문가 자격이 부여된다. 이들은 스페셜라이즈드 대리점의 BG Fit 전용공간에서 의뢰인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알아본 다음, 신체진단 과정을 거친다.

이를 기반으로 자전거의 알맞은 조정 작업’ 후, 조정된 자전거의 적응기를 마친 의뢰인의 남은 불편함을 해소할 후속 작업으로 피팅을 마무리 한다. BG Fit 신체 진단 과정에는 20단계, 조정 작업에는 15단계의 세분화된 매뉴얼을 기반으로 세계 각지 어디서든 동일한 수준의 피팅 품질을 보장 받을 수 있다.



한국인들이 자전거 피팅을 할 때 특별히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자전거의 크기를 나누는 개념인 ‘사이징(Sizing)’은 동서양인의 신체적 통계치를 기초로 한다. 하지만 피팅은 오로지 개인을 위한 것으로 인종이나 성별이 상관없다. 이는 각 개인의 신체 구조에 따라 결과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특별히 고려해야 할 점은 없다.



피팅으로 자전거의 크기를 극복 할 수 있는 범위는?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시중에서 구매 할 수 있는 스템은 통상적으로 70 ~ 140mm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즉, 톱 튜브의 70mm 길이는 스템으로 상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톱 튜브의 길이를 몸에 맞추었더라도 핸들링의 영향을 줄 수 있어 피팅이 완벽하다 볼 수 없다. 시트포스트 역시 짧은 시트 튜브의 길이를 상쇄하기 위해 높게 올린다면 라이딩 시 차체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 때문에 피팅은 여러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여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라이더들이 겪는 고충인 무릎 손상에 대하여 조언한다면?
무릎의 경우는 슬개골의 압박인데, 오르막을 오르거나 댄싱을 할 때처럼 무겁게 힘을 가했을 때 생기는 통증이다. 또한, 정강이와 대퇴를 감싸는 연조직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통증이 있다. 이 같은 질환들은 잘못된 안장 선택이나 클리트 슈즈, 페달의 피팅이 올바르지 않을 때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발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아치 형태여서 평페달을 수천 번 돌리는 동작을 반복할 때 발 전체에 불필요한 힘이 가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경골을 회전시켜 무릎의 수평운동을 초래하여 관절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잘못된 하체 자세는 상체에도 영향을 주어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시킨다. 이로 인해 허리와 목이 불편해지고 페달링이 약해지는 연쇄적 통증으로 쉽게 지치게 되는 것이다.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자전거로 재활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나?
자전거 타기는 무릎 주변 근력 운동에 많은 도움이 된다. 페달을 돌릴 때 엉덩이는 40도, 무릎은 70도, 발목은 30도 이내에서 움직이게 되는데,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전체 동작범위에 비하면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전거 타기가 재활치료로 권장되는 것이다. 하지만 강도 높은 페달링으로 무릎에 부하를 주면 부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BG Fit을 통하여 자신의 신체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체 비대칭을 피팅으로 해결 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완전한 좌우대칭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그 차이가 매우 미세해서 문제가 되지 않을 뿐이다. 이는 발목이라는 관절 덕분에 자연스럽게 균형이 맞추어지는 것인데, 다만 대칭 범위를 벗어났을 때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피팅은 단지 차이를 극복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보다 편안하고 효율적인 라이딩을 위한 방법이다. 시트포스트가 올라갔을 때처럼, 인체는 변화에 따른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피팅이다.

예를 들어, 양쪽 다리길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은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긴 쪽으로 힘을 더 가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클리트 슈즈와 페달 사이에 보형물을 집어넣어 양쪽 길이를 맞추어 해결한다. 또한, 회음부의 압박으로 인하여 자신도 모르게 안장의 한쪽 면으로 걸 터 앉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자세는 양쪽 페달에 닿는 다리길이 차이를 후천적으로 발생시킨다. 이러한 신체 비대칭은 자신의 좌골 크기에 맞는 안장으로 교체하면 쉽게 해결된다.


 

BG Fit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능적인 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앤드류: 윗허벅다리 근육의 안쪽 힘줄인 슬건을 측정하여 엉덩이를 얼마나 숙일 수 있는지 가늠 할 수 있다. 이는 안장과 핸들바의 높이를 결정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 체격이나 다리 길이가 같다고 해서 반드시 동일한 안장 높이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신체 유연성과 근력 한계를 진단해야 비로소 몸에 딱 맞는 안장 높이를 산출 할 수 있다. 또한, 자전거를 탈 때 라이더가 80%의 공기저항을 감당하는데, 정확한 BG Fit을 받으면 값비싼 자전거를 구매할 필요 없이 적은 비용으로 공기저항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한편, 볼더 스포츠 의학 센터(BCSM)에서 BG Fit을 경험하지 못한 사이클 선수들을 대상으로 V2MAX와 와트(WATT)를 측정한 다음, 각 라이더들에게 알맞은 피팅을 시행했다. 정확한 결과 값을 얻기 위해 식사와 수면시간 등을 엄격히 통제한 것은 물론이다. 이들은 6주 후 심박역치점에서의 변화는 없었지만, 놀랍게도 파워역치점은 9와트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10km 타임 트라이얼에서는 11와트의 파워 향상을 얻어 평균 34초의 기록 단축을 세웠다. 이는 추가적인 신체 에너지 소모 없이 오로지 바른 피팅으로만 얻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BG Fit 프로그램이 완성되기 까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
앤드류: 피팅은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아닌, 부상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거 에디 먹스(Eddy Merckx)가 육각렌치를 소지하고 다니며 시트포스트의 높낮이를 조절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의 고질적인 허리통증 때문이었는데, 아들 역시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며 통증을 앓았다. 미국의 볼더 스포츠 의학 센터에서 이들 부자를 진단한 결과 모두 대퇴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에디 먹스는 “현역 시절에는 BG Fit과 같은 피팅 기술이 없었다. 미리 이러한 진단을 받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또한, 톰 보넨(Tom Boonen, Omega Pharma-Quick Step) 선수가 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대뜸 무릎이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그가 걷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니 왼쪽 무릎이 불편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BG Fit 신발과 풋 패드를 통하여 통증을 해결 했다. 더불어 BG Fit 신체 진단 결과로 46cm의 핸들바 넓이를 44cm로 바꾸었더니 25와트의 파워 향상 효과도 보았다.



BG Fit의 유례와 당위성은?
앤드류: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벨기에나 이탈리아에서 자전거를 인체에 맞게 조절하여 타기 시작했다. 라이더의 포지션을 고려해 안장의 높이를 맞추는 등의 2차원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1980년도 중반에 들어서는 전방에서 보는 입체적 피팅 개념이 추가되었다. 타 피팅 도구들은 데이터와 통계를 기초로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BG Fit은 사람을 기초로 하여 기술은 이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데 그 차이가 있다. 출퇴근이나 취미로 자전거를 즐기는 많은 이들이 피팅의 당위성에 대하여 의문을 품는데, 중요한 것은 피팅이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가 남성들의 발기부전을 유발한다는 게 사실인가?
로저: 장시간 자전거를 타게 되면 회음부의 혈류량이 감소하고, 동맥압박은 산소저하를 일으켜 조직손상으로 인해 발기부전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되었다. 하지만 자신의 신체 상태에 알맞은 피팅을 통하여 자전거 타는 횟수와 시간을 조절해간다면 건강에 매우 이롭다.



BG Fit 제품을 디자인 할 때 어떠한 부분에 중점을 두는가?
로저: 대부분의 안장들은 곡면이 중간부터 올라오기 시작해 라이더가 앞으로 밀려나기 일쑤인데, 로민(Romin, 로저 민코우의 이름을 딴 안장)은 이를 더 뒤쪽으로 형성해 좌골을 걸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났다. 상체를 앞으로 숙였을 때도 편안하며, 허리 아래쪽 척추를 보다 자연스럽게 펼 수도 있다. 이로써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허리 통증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었다.

바디 지오메트리 안장들은 이처럼 동맥을 건드리지 않고 좌골의 압박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포츠 사이클링을 즐기는 이들은 안장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아무 안장이나 써도 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안장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핸들바 그립의 경우 손바닥 안쪽의 척골신경이 지나는 부분이 눌리면 새끼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 반정도가 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척골신경을 피해가는 디자인을 그립에서는 중점적으로 신경 썼다.


 

그 무엇보다 피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인 것 같은데?
그렇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고 멋진 자전거라도 오래 달리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라이더와 자전거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결론은 피팅이다.



<온로드(onroad) vol.4, 결론은 피팅이다 : Editor's B-Edition>
http://baqui.co.kr/ (Bicycle Lifestyle Magazine, baqui)

http://www.specialized.com/ (Special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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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RIDEWITHYOU(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 테마 카페이면서, SPECIALIZED(스페셜라이즈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자전거 가게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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