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Steel Performs : 리떼(Ritte)와 인디펜던트(Independent)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 비교

Steel Performs
크로몰리 스틸 프레임은 마치 탱탱한 고무공과 같은 유연함과, 일정속도 이상에서 묵직하게 유지되는 안정감으로 마치 고급 세단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카본과 같은 신소재에 비하여 떨어지는 가속 반응성과 상대적으로 무거운 차체는 라이더의 페달링 효율을 떨어뜨리는 약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반대로 불순물을 최대한 줄이고 표면처리를 달리해 단단하면서도 탄성이 뛰어나 순발력이 좋은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은 튜브의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타 금속 프레임에 비하여 무게가 가볍다. 스틸 프레임의 매력에 빠진 라이더들에게 벨기에 사이클링의 클래식한 감성이 듬뿍 담긴 브랜드 ‘리떼(RITTE)’를 소개한다.


 

인디펜던트 페브리케이션 팩토리 라이트웨이트(Independent Fabrication Factory Lightweight)


리떼 스노브(Ritte Snob)


한결 같은 가치를 머금은 스틸의 매력
세계적인 자전거 제조회사들은 매년 카본 소재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지오메트리와, 형태의 제한에 구애 받지 않은 새로운 디자인의 프레임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스틸(STEEL) 소재의 프레임들은 여전히 마니아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시간이 지나도 싫증나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 감성, 평생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은 탄탄한 내구성 등이 바로 스틸이 가진 힘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이들이 폭발적인 레이싱 퍼포먼스를 위해 카본 프레임을 선택하지만, 금속 고유의 질감과 클래식한 레이싱 감성을 느끼기 위해서는 스틸 소재의 자전거를 찾는 경우가 많다. 세월의 때가 잔뜩 묻은 부품들과 스틸 프레임을 조합하여 완성한 로드 사이클 마니아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빌더의 손길이 하나부터 열까지
콜나고(COLNAGO)와 비앙키(Bianchi)와 같이 유서 깊은 브랜드들은 과거 창업주가 손수 프레임 빌딩을 했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근대화의 물결에 편승하여 정해진 수치에 맞춰 프레임을 찍어내기 시작한지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사이클 마니아들 사이에선 프레임 빌더가 공들여 만든 금속소재의 핸드메이드 프레임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인디펜던트 페브리케이션(INDEPENDENT FABRICATION) 그리고 클래식한 외관과 현대적인 퍼포먼스를 효과적으로 배합한 리떼(RITTE)는 전세계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커스텀 핸드메이드 브랜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주문자의 팔과 다리, 신장 등 신체치수를 치밀하게 측정하여 라이더의 몸에 맞는 프레임 설계가 이뤄지고, 주문자의 최종 승인으로 프레임 빌딩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도면의 수치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튜브 마이터링과 완성도 높은 블레이징, 최종적으로 뛰어난 퀄리티의 커스텀 페인팅을 통해 마치 예술 공예품과 같은 오직 단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재미와 자유를 추구하는 플랜더스의 사자
리떼는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 지방에서 파베 구간이 가득한 가파른 언덕을 내달리는 극악무도한 레이스, 투어 오브 플랜더스(Ronde Van Vlaanderen)의 1919년 우승자 Henri ‘Ritte’ Van Lerberghe 의 이름에서 유례된 정통 벨기에 감성의 커스텀 자전거 브랜드이다. 리떼는 자전거를 탈 때 느껴지는 재미와 자유에 가치를 두고, 이를 바탕으로 최고의 레이싱 퍼포먼스를 추구한다. 라이더가 정해진 양식에 따라 맞춤형 주문을 넣으면 도색은 미국 캘리포니아, 빌딩은 미국 콜로라도에서 각 분야에 맞는 전문가의 손길로 이루어진다.

리떼에서 시행하는 신체 맞춤형 주문제작 방식의 장점은 완성차에서 극복하기 힘든 라이더의 신체적 핸디캡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리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아시아인들은 시트포스트를 높게 뽑지 못하여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더러, 공기역학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최상의 페달링을 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 같은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주문 제작을 통해 극복 할 수 있어, 내 몸에 꼭 맞는 자전거를 찾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스틸 프레임의 새로운 대안, 스테인리스 스틸
리떼의 스노브(Snob) 프레임은 레이놀즈(Reynolds) 953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다. 이 튜브는 인장강도가 2000MPa에 달하는 뛰어난 강성을 지녔는데, 튜브 단면이 가장 얇은 부분이 0.3m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스틸 자전거임에도 불구하고 6~7kg 초반대의 중량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단단하면서도 탄성이 매우 뛰어나 평지를 달릴 때 뒤틀림이 덜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스틸 프레임임에도 강한 힘이 가해지는 헤드튜브의 하단부를 넓게 하고, 상단부는 가늘게 형성하여 무게를 줄인 테이퍼드 기술로 프레임과 포크의 강성을 높였다. 또 ENVE사의 카본 포크를 조합해 라이딩 밸런스를 효과적으로 맞추고 전체적인 프레임 세트의 무게도 줄였다.

아울러 프레스핏 BB86 규격의 BB쉘 설계로 라이더가 페달을 밟았을 때 프레임이 힘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순발력과 민첩성을 한층 강화했다. 체인스테이와 시트스테이가 이어지는 드롭아웃은 비교적 두텁지만 스틸 프레임 특유의 매력을 살린 가공과, 튜브간에 이어지는 깔끔한 블레이징이 돋보인다. 게다가 스테인리스 질감이 살아있는 매우 고급스러운 표면처리를 바탕으로 리떼 특유의 벨지안 블루(Belgian Blue) 그리고 블랙(Black) 컬러를 덧칠하여 신구의 조화를 산뜻하게 이뤄냈다. 플랜더스 지방민들이 상징으로 여기는 사자 문양의 헤드 배지와 시트 튜브 양각에 로고를 배치해 벨기에의 클래식 감성을 가붓하게 새겨 넣었다.


 

강지용의 Ritte Snob vs. Independent Fabrication Factory Lightweight

다운힐
프레임의 차이는 다운힐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리떼의 스노브가 훨씬 안정적인내리막 주행능력을 구사해주었는데, 두 모델 모두 짧지 않은 체인스테이(Ritte: 408mm, IF: 410mm)를 형성하고 있어 오버스티어 성향이 강했다. 참고로 오버스티어란 일정한 속도로 코너를 돌고 있는 자전거가 스피드를 높여 감에 따라 뒷바퀴가 바깥으로 흐르고 앞바퀴가 안쪽으로 향하는 특성을 일컫는다. 또한, 소재의 차이 때문인지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 리떼 스노브의 헤드튜브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두 모델 모두 낮은 BB 드롭(Ritte: 70mm, IF: 75mm)을 형성하여 무게중심이 전반적으로 낮게 형성됐다. 때문에 다운힐에서 이점을 보였는데, 댄싱을 할 때에도 방정맞은 느낌이 없이 차분했다.


 

클라이밍과 반응성
크로몰리와 알루미늄 프레임에 비교하자면, 리떼 스노브에 적용된 레이놀즈 953 스테인리스 스틸이 현대식 카본 프레임에 가장 가까운 성향이라 생각된다. 즉, 반응성이 뛰어나다. 레이놀즈 853 크로몰리가 사용된 인디펜던트 페브리케이션(이하 ‘IF’)의 팩토리 라이트웨이트는 낭창거림이 더하긴 하였으나, 개인적으로 싫은 느낌은 아니었다.


 

직진성과 승차감
두 모델 모두 휠베이스가 길게 형성되어 직진성이 우수하다. 자동차에 비유하여 설명하자면 IF 팩토리 라이트웨이트는 과거에 나온 대형세단 서스펜션과 같은 느낌으로 마치 물침대가 연상될 만큼 라이더의 페달링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생각됐다. 리떼의 스노브는 최신 유럽 세단처럼 비교적 단단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충격을 흡수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지용의 Ritte Snob 총평
성능을 논하기 전에 표준 한국인의 표준 체형을 위한 맞춤형 지오메트리 자전거임을 강조하고 싶다. 낮아진 무게 중심에서 오는 이점은 내리막과 평지구분 없이 라이더가 페달링을 할 때 좌우로 흔들리는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반대로 코너링 시 사용자 부주의로 인해 크랭크가 바닥에 닿을 수 있다. 지나치게 짧은 헤드튜브(Ritte: 90mm, IF: 97mm)로 공기역학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종합적으로 크로몰리 보다 단단하고, 알루미늄 보다는 유연하여 장거리 라이딩과 레이싱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올라운드형 프레임이라 생각된다.



<온로드(onroad) vol.3, Steel Performs>
http://baqui.co.kr/ (Bicycle Lifestyle Magazine, Baqui) / 모델 : 강지용)

http://rittecycles.com/ (RITTE Compettion Bicycles)
http://ifbikes.com/ (Independent Fabrication)

INDEPENDENT FABRICATION SSR 953 (인디펜던트 패브리케이션 에에스알 95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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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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