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 MOULTON TSR 30 : 1,400만원으로 빈티지함과 실용성을 겸비한 알렉스 몰튼 만들기

MOULTON TSR 30 (2008)
영국 몰튼(MOULTON)사의 이 수제 크로몰리(Cr-Mo) 미니벨로는 에펠탑과 같은 독특한 형태의 분리 가능 프레임으로 설계 돼 여행 시 운반이 쉽다. 또한 고무 소재의 드라이 콘(Dry Cone) 리어 서스펜션과 리딩 링크(Leading Link) 프론트 포크를 채용해 마치 구름을 탄 듯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여행을 즐기는 조규화씨는 두바퀴 생활 7년째에 접어드는 베테랑 라이더이다. 그는 자전거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건강을 되찾아주었다.”며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됐다.”고 덧붙였다.


 

금속 특유의 느낌이 살아 있는 클래식 부품들은 그대로 승계하고, 라이딩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수납 할 수 있는 가죽 소재의 삼각 가방으로 실용성과 멋을 더 했다. 또한 패니어를 쉽고 빠르게 탈부착 할 수 있는 장치들을 곳곳에 부착해 언제든 망설임 없이 자전거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자전거계의 롤스로이스, 몰튼 TSR 30
몰튼을 종류별로 보유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무려 7대에 이르렀는데, 보관상의 이유로 하나 둘 정리를 하다 보니 현재의 TSR 30만이 남게 됐다. 2008년식 몰튼 TSR 30은 내구성이 뛰어난 구동계로 이루어졌고, 무엇보다 노란색에 맞춰 드레스 업을 하다 보니 손이 가장 많이 가더라. 사실 보편적이지 않는 색과 그에 맞춰진 액세서리 때문에 처분이 쉽지 않았다. 또 나 스스로가 수집가 성향이 짙어 순정상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에 변속기와 크랭크 등의 구동계 부품은 그대로 두고, 소모성 부품들만 주기적으로 교체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몰튼은 성능 보다는 편안함과 안전을 추구한 자전거계의 롤스로이스(Rolls-Royce)라 생각한다. 몰튼을 타다 대리석을 30km의 속도로 들이 받은 후배 녀석은 마치, 항공기 랜딩 기어와 같은 구조의 리딩 링크로 인해 몸이 멀쩡했을 정도이다. 몰튼이 대리석을 타고 올라 간 덕분이었다. 또 몰튼의 진가는 내리막길을 고속으로 내려 갈 때 나타난다. 도로에 바싹 달라붙은 차체는 두 손을 놓아도 불안함을 느낄 수가 없을 만큼 안정감이 있다. 더욱이 얽히고 설킨 프레임 사이를 빠져나가는 공기는 “휘~”하는 소리를 낸다. 무엇보다 장거리 라이딩의 피로감이 가장 덜한 자전거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총 1,400만원이 투입된 고된 튜닝
2008년 당시 TSR 30의 구매가격 430만원을 포함해, 총 1,400만원이 들었다. 하나씩 따져 보자면 휠-세트에 사용된 <ALEXRIMS>사의 DA16 림을 바탕으로 개당 5천원씩 하는 무지개 색상의 티타늄 스포크를 엮었다. 티타늄 스포크를 사용하니 탄성과 강성이 뛰어나 림의 좌우 밸런스가 틀어지는 일이 적더라. 또 앞 허브로 사용된 <SON>사의 허브 다이나모는 클래식한 디자인이 특징. 320g의 무게로 상당히 가볍고 구름 저항 또한 덜하다. 가격은 약 50만원 대로 사후지원 기간이 5년이나되 마음에 쏙 들었다. 전조등은 <EDELUX>사의 제품으로써 보다 광범위하게 빛을 발산해 여행에 적합하다. 또 어두워지면 자동으로 켜지고, 우천시 방수 또한 탁월하다. 전조등에 둘러진 가죽 커버는 가죽 공예를 배워 손수 만든 것이다.


 

볼트 하나도 손수 제작해
몰튼 전용 액세서리나 부품들은 소규모 제작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어 튜닝 용품 구하기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전용 프론트 랙 캐리어 거치를 위한 순정 볼트가 무거워 교체하려 했으나 기성품이 없더라.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듀릴리움으로 제작하니 나사산이 마모됐고, 황동과 스테인리스를 이용하니 무겁고 돈도 많이 들더라. 무엇보다 외관이 뛰어나면 실용성이 떨어지고, 패니어를 높이 달면 드롭바에 닿는 등 거듭된 시행착오로 500만원을 썼을 정도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는 지인과 함께 제작했는데, 그와 나 둘만이 알루미늄 마운트 볼트를 사용한다. 또한 프레임 뒤에 장착 하는 삼각 가방을 제작하는 데에도 300만원이나 썼다. 총 3개를 만들었는데, 만들 때 마다 100만원씩 들더라. 라이딩시 흔들림으로 인한 소음 발생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이 같은 열정에는 나만의 색이 들어간 세상 유일의 아이템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기에 가능했다.


 

빈티지한 매력의 소품들로 치장
우선 프레임 헤드튜브에 탭핑 작업을 하여 나사산을 형성하고 <Campagnolo>사의 Record 헤드세트와 <NITTO>사의 퀼 스템과 드롭바을 장착해 클래식한 멋을 부여했다. 또한 황동벨로 아무리 딸랑거려도 무심한 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AIR ZOUND>사의 에어 혼을 장착했다. 소리를 들어 보면 매우 웅장한데, 영국에서 무척이나 애용되는 제품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물통 케이지는 <ELITE>사의 제품이고, 프레임과 물통 케이지 사이에 장착 된 휴대용 공구 세트는 <Bridgestone Moulton>(BSM)을 구입해야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다.

BSM 휴대용 공구 세트는 가장 아끼는 물건 중 하나로, 누가 빼 갈까 항상 조마조마하다. 그밖에 일본제 스테인리스 물통은 커버를 열면 코르크 마개가 이중으로 입구를 막고 있어 물맛이 좋고 멋스럽다. 마지막으로 알렉스 몰튼(Alex Moulton) 박사의 손자 숀 몰튼(Shawn Moulton) 씨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선물 받은 엠블럼과 싸인이 시트튜브와 톱-튜브에 부착 돼 있는데, 싸인의 경우 금속 패널에 틀을 잡고 인위적으로 부식을 가해 빈티지 한 매력을 한층 더 했다.


 

몰튼을 위한 특별한 관리법
상당히 원초적인 구조를 하고 있는 프론트 포크의 리딩 링크 서스펜션 시스템은 볼트와 너트 그리고 부싱과 금속 링크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라이딩 후 풀림으로 인한 흔들림 문제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이를 해결 하기 위해 볼트와 너트를 강하게 조여 주면 링크가 뻑뻑해져 서스펜션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부싱이 마모 된다. 그래서 유격을 없애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가질 수 있도록 적정 수치를 설정한 토크렌치를 항상 소지하며 관리해준다. 또한 주기적인 청소 후 열에 강한 실리콘 성분의 그리스를 적당히 도포해준다. 이 밖에 프레임을 분리 했을 때 케이블의 용도가 헷갈리지 않기 하기 위해 색이 들어간 테이핑으로 구분해 주었고, 벽에 기대거나 뉘었을 때 발생하는 상처를 방지하기 위해 고무 보호대를 덧대 주었다.


 

몰트너들의 선망의 대상
한국의 몰튼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행사를 기획 했었는데, 그 중 ‘몰튼 써밋과 피크닉’이 대표적이다. 나의 몰튼이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친 몰튼들 중 가장 오래되기도 했고, 이 같은 적극적인 활동으로 많은 몰트너(몰튼 라이더)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좋지 않는 시선들도 느껴진다. 특히 이 녀석과 함께 지하철을 탔을 때 하나같이 가격을 물어 봐 몹시 난처하다. 그들은 내가 ‘돈이 얼마나 많기에 이렇게 비싼 자전거 타느냐’며 못마땅해 한다. 나는 특별한 유흥을 즐기지 않았고,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준 몰튼에 더욱 가치를 두고 아껴줬을 뿐이다. 또 이 정도의 취미 생활을 영위 할 수 있는 연륜이 쌓였다 생각한다. 혹시 나의 몰튼을 본다면 그저 ‘좋네요’ 정도로만 여겨줬으면 좋겠다.


 

몰튼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고함
오래 시간 공을 많이 들였는데, 그래도 아쉬움을 꼽자면 림이다. 휠-세트를 조립 할 당시 적합한 종류가 몇 없어 DA16을 택한 것인데, 림을 바꾸면 허브도 바꿔야 하고 그밖에 비용과 손이 많이 가, 구체적인 교체 계획은 없다. 이 자리를 빌려 몰트너들에게 아쉬움을 고한다. 그들은 ‘로드 사이클에 비해 왜 이렇게 잘 달리지 못하느냐’고 불만을 늘어놓는다.


몰튼은 20인치 휠-세트와 앞, 뒤 풀 서스펜션으로 인해 달리기 면에서 핸디캡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자전거다. 때문에 특징과 용도를 정확히 파악 후 선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팔에 힘을 빼고 자신의 몸에 맞게 조절하여 라이딩을 즐겼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튜닝을 위한 액세서리와 부품들을 모두 준비한 채 단박에 작업하지 말고 차근차근 모으고 꾸며나가야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생각한다.



<바퀴(baqui) vol.25, Before & After : Editor's B-Edition>
http://baqui.co.kr/ (Bicycle Lifestyle Magazine, Baqui)

http://www.moultonbicycles.co.uk/ (MOULTON Bicycle Company)
http://blog.naver.com/ckh3434 (조규화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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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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