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고지를 향해 분주히 손 쓰다
이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내 몸에 꼭 맞는 프레임 세트가 90%나 완성됐습니다. 이제 뒤 브레이크가 장착되고 시트 스테이를 단단히 잡아주는 브리지와 몰통 케이지를 꽂을 수 있는 물통 케이지 홀 그리고 변속이나 브레이크 겉 선 정리를 쉽게 도와주는 케이블 스톱 등을 용접할 차례죠. 정말 설레던 순간이었습니다. 나만의 프레임이 완성이라는 고지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작업 속도가 다른 작업에 비해 빨리 진행됐던 기억이 납니다. 반복작업으로 인해 숙달로 인해서였겠지요.
브리지(Bridge)가 위치해야 할 높이 (1)
뒤 드롭아웃에 더미 액슬(Dummy Alxe)을 우선적으로 창작합니다. 그리고 뒷바퀴의 비드 사이즈(BSD) 값을 측정합니다. 이를 2로 나눈 뒤, 40mm~45mm(보편적인 쇼트 리치 브레이크 암의 길이)를 더해주면 브리지가 위치할 곳의 높이 값을 도출할 수가 있습니다. 이는 더미 액슬의 중심에서 브리지 중심까지의 거리가 됩니다. 혹은 사용할 700c 휠 세트를 정확히 장착하고 림 위치에서 40mm~45mm를 더해주면 값 도출이 쉽겠죠. 이 값을 토대로 시트 스테이 튜브 표면에 브리지가 위치할 표시를 해줍니다.
잘라낼 브리지 폭과 각도 산출 (2)
브리지의 넓이를 측정한 다음, 가운데에 있는 뒤 브레이크 홀의 넓이도 측정합니다. 그리고 양옆에 연결될 2개 브리지 보강 러그의 넓이 역시 측정합니다. 보강 러그의 넓이는 평균적으로 1.5mm입니다. 브리지의 ‘총 넓이 - (브레이크 홀의 넓이 + 보강 러그 2개의 넓이)’를 산출합니다.
위쪽으로 향할수록 점점 좁아지는 시트 스테이에 각도계를 삽입해 각을 측정합니다. 이는 브리지를 자르고 난 뒤, 알아낸 시트 스테이의 각도만큼 브리지 양 끝을 손질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브리지 최종 길이 산출과 손질
첫 번째 단계(1)에서 알아낸 브리지가 접합될 부분의 시트 스테이 튜브 굵기를 측정합니다. 이를 2로 나누면 브리지 양쪽을 잘라낼 길이를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2)에서 도출한 각도 값을 고려해 둥근 줄로 양 끝을 손질합니다. 손질 중 시트 스테이 사이에 브리지를 배치하면서 길이를 수시로 확인합니다.
은 용접을 위한 플럭스 선택과 도포
플럭스를 바르기 전 용접될 부분을 사포를 이용하여 표면을 깨끗이 만듭니다. 물에 녹는 플럭스를 사용하면 은 용접 후 남아있는 플럭스를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동 용접에 사용되는 플럭스는 녹는점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은 용접을 하기 위한 불 세기로는 플럭스가 녹지 않으므로 주의합니다. 접합면 양측에 플럭스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넓게 그리고 용접 중 플럭스가 부족하지 않게 충분히 바르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은 용접은 1,800도 이하
은 용접(실버 블레이징)은 매우 낮은 온도(1,800도 이하)에서 작업해야 합니다. 금속이 빨갛게 달궈지면 안 되죠. 1,800도가 넘은 상태에서 천천히 금속을 식히게 되면 구부러지거나 내구성이 떨어져 부서지기 쉬운 성질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온도가 높으면 플럭스의 이물질 세척력이 떨어져 금속이 산화되면서 점도가 높아집니다. 결국, 용접봉이 충분히 스며들지 못해 용접부위가 약해지는 것입니다. 플럭스가 오염이 되면 분해 후 다시 처음부터 작업해야 하므로 항상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은 용접봉 선택과 주의사항
은 용접봉을 선택할 때에는 56% 카드뮴 함유된 것을 권장합니다. 45%의 은과 카드뮴이 섞인 합금 역시 일반적이나 과도하게 연기를 흡입할 경우 폐에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밖에, 45% 카드뮴과 은이 제거된 합금은 간격을 메울 때 적합하나 녹을 때 울퉁불퉁해지는 단점을 지녀 드롭아웃을 체결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사용될 용접봉은 용접 전 수세미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깨끗이 닦아 줍니다.
브리지 용접
자전거 정비 스탠드에 프레임을 물리고 상황에 따라 회전해가면서 용접을 합니다. 용접 때 브리지와 양옆 보강 러그 사이에 틈 부분에 간단한 접합 작업(택)을 먼저 합니다. 이는 작은 충격에 브리지와 러그가 움직이는 것을 단단히 방지해줍니다. 시트 스테이와 보강 러그를 우선적으로 달궈준 다음, 최소한의 은을 사용해 러그 틈으로 흘려보냅니다. 보강 러그는 그 크기가 매우 작지만 나름의 문양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양의 은이 사용되면 불필요한 용접물을 갈아내는 데 손품이 많이 듭니다. 보강 러그 용접이 다 끝났다면 브리지의 끝부분도 달궈준 다음 단단히 용접해줍니다.
케이블 스톱 고정
대부분의 로드 사이크는 5개의 케이블 스톱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변속 케이블이 고정되는 다운 튜브에 두 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체인 스테이 끝에 위치하죠. 톱 튜브에도 뒤 브레이크를 위한 하나의 케이블 스톱이 필요합니다.
케이블 스톱을 고정 할 때는 케이블 스톱용 지그를 이용합니다. 케이블 스톱의 위치는 자전거를 조립해서 케이블링을 할 때 그리고 라이딩 중에 불편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최근에 출시되는 고가 자전거들은 케이블링이 프레임 내부로 삽입되는 형태를 취합니다. 클래식 크로몰리 자전거들도 케이블을 내부 삽입할 수 있는 러그를 사용하면 됩니다. 이러한 형식은 수리가 번거롭지만, 외부의 물질이 케이블에 묻지 않고 외관이 깔끔하죠.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은 케이블 라인이 밖으로 형성됩니다. 케이블 스톱이 튜브 외부에 있는 자전거들을 보면 같은 모델이라도 프레임의 크기에 따라 위치가 조금씩 다릅니다. 때문에, 표준 위치와 각도를 따르되 조금의 차이는 문젯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플럭스 도포와 케이블 스톱 용접
정비 스탠드의 단단히 고정된 프레임에 용접될 케이블 스톱과 튜브 표면 위에 은 용접용 플럭스를 부족하지 않게 듬뿍 그리고 넓게 발라줍니다. 팁이 있다면 케이블 스톱 한쪽에 은을 투입하여 반대편으로 흘려보내면 빠르고 쉽게 용접할 수가 있습니다. 용접이 끝난 뒤 용접물 제거를 할 때도 수고스럽지 않죠.
물통 케이지 구멍 생성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중요한 물 마시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 물통 케이지를 거치를 위해선 우선 튜브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보통은 다운 튜브와 시트 튜브에 구멍을 만들죠. 우선 가상으로 물통을 꽂은 물통 케이지를 배치해봅니다. 케이블 타이로 고정해보면 더욱 견고하고 알기가 쉽겠죠. 2개의 물통을 불편함 없이 수납할 수 있고 또, 자전거를 봤을 때 모양새도 마음에 든다면 구멍을 만들 위치가 정해진 것입니다. 이를 물통 케이지 사이의 틈으로 표시를 마커로 해줍니다.
이제 튜브 위에 칠해진 표시로 물통 케이지 드릴링 지그(Water bottle drilling jig)를 설치합니다. 중심을 잘 잡은 다음 암나사(너트)를 조여 지그가 흔들리지 않게 고정합니다. 그리고 전자 드릴을 이용해 튜브에 구멍을 내면 됩니다. 만약에 여행용 자전거 프레임을 만든다면 다운 튜브 하단에도 구멍을 뚫어 3개의 물통 케이지를 설치할 수 있게 제작할 수도 있겠죠.
물통 케이지 홀(hole)과 러그 용접
물통 케이지를 위해서는 나사산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러그와 그 주변을 더 멋스럽게 꾸며주는 러그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선 형성된 구멍 위에 바탕 러그를 배치한 뒤 그 위로 나사산 러그를 삽입하는 형식이죠. 각각의 러그을 구멍마다 배치하기 전에는 용접할 부위 주변을 사포로 깨끗이 청소해줍니다. 그러고 나서 은 용접을 위한 플럭스를 흠뻑 바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용접할 때는 나사산에 용접물이 흘러들어 가는 불상사에 주의하면서 최소한의 은만 사용합니다. 나사산 홀과 러그 사이의 가장 넓은 틈을 찾아 은을 투입하면 깔끔하게 용접을 할 수가 있습니다.
BB 셸 하단, 케이블 가이드 설치와 물 빠짐 구멍 생성
BB 러그 셸 자체에 이미 케이블 가이드가 만들어져 있는 제품도 있지만, 제가 선택한 러그에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가이드가 있는 BB 셸과 무게 비교를 했더니 그 차이가 제법 나서 선택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플라스틱 케이블 가이드를 설치해줬지요.
고정장치(바이스)에 BB 셸을 중심으로 프레임 통째로 물려줍니다. 그리고 곡선 형태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케이블 가이드를 BB 셸 하단에 맞대어 최적의 위치를 찾아냅니다. 위치가 정해지면 스크라이브(Scribe)로 나사산을 만들어낼 곳을 표시한 다음, 4mm 드릴을 이용해 구멍을 만듭니다.
이어서 생성한 구멍과 볼트에 맞는 나사산 형성 공구를 이용해 나사산을 만들어줍니다. 방법은 쉽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렸다가 다시 반시계방향으로 풀어주는 반복 작업이죠. 이때는 절삭유를 살짝 바르면 날이 상하지 않습니다. 나사산 형성이 완료되면 케이블 가이드를 설치해봅니다. 그리고 그 옆에 다시 한 번 4mm 드릴을 이용해 물 빠짐 구멍을 만들면 됩니다.
손으로 만듦(手製)
양손은 프레임을 만들면서 더러워졌지만 흐릿했던 꿈은 선명해졌습니다. 나만의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신나게 달리는 상상을 하니 고되던 순간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가뿐했죠. 이제 무려 95%나 진척된 나만의 수제 프레임. 남은 작업은 몇 개 없습니다. 지그에 프레임을 고정하기 위해 자르고 손질하지 못했던 헤드 튜브와 시트 튜브를 깨끗이 손질하기. BB 페이싱과 나사산 생성 그리고 시트 포스트를 원활히 삽입하기 위한 안지름을 고르게 하는 리밍 작업. 퀼 스템 장착을 원활히 하기 위한 리밍 작업 역시 남아 있습니다. 이 밖에, 대망의 최종 프레임 교정과 용접물을 말끔히 제거해서 프레임의 완성도를 다음 편에서 한층 높이겠습니다.
http://bikeacademy.co.kr/ (프레임 빌딩교육의 표준, 바이크아카데미)
유기농 자전거 프로젝트
6. 앞 삼각 - 프레임의 성능과 외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앞 삼각 자르고 손질하기
7. 앞 삼각 2 - 자전거 프레임의 외형과 성능에 영향을 주는 앞 삼각 세척하고 용접하기
8. 후 삼각 - 자전거 프레임 교정(얼라이먼트)와 시트 스테이 직접 손질해서 용접하기
10. 얼라이먼트 - 프레임 빌딩의 마무리, 얼라이먼트(교정)와 튜브(튜빙) 손질,탭핑,페이싱)
관련 문화평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 : 자전거와 문화에 대한 영감어린 사진 에세이 (2014, 크리스 하던, 린던 맥닐)
자전거의 역사 : 두 바퀴에 실린 신화와 열정 (2008, 프란체스코 바로니)
바이시클 테크놀로지 (2013, 롭 반 데르 플라스, 스튜어트 베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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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아카데미 : 자전거 '정비(미캐닉),창업,사업,자격증' 교육기관(학원) 수료기
흥아 인도네시아(슈발베) 현장 : 고무에서 세계 최고의 자전거 타이어 되기까지
결론은 피팅이다 : 보다 과학적이고 편안한 사이클링을 논하다
관련 인물들
자전거 정비문화의 리더 : 사단법인 한국자전거미캐닉협회 '이상훈'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