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꿈꿔왔던 디지털 카메라가 현실 세계에 등장하다.
작년에 SIGMA DP1의 정보를 들었을때 "드디어 내가 기다리던 꿈속의 디지털 카메라의 조건을 모두 갖춘 기기가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때 당시 나는 머지 않아 해외에서 일할 예정이었기에 둘도 없이 DP1은 나의 해외 생활과 그곳 풍경을 담기엔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았고, 항상 내 주머니나 가방에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니며 스냅샷을 마구 찍어대는 그러면서도 뭔가 DSLR에게 꿀리지 않는 그런 친구.. 그런 친구가 바로 DP1이였다. 하지만, 사람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고 나는 다니던 직장을 관두게 되었고 머리를 식히고 많은 생각을 하고 싶어, 여행을 떠나고 싶었기에 DP1을 구매했다.
당시 DP1의 몸값은 한정 가죽케이스와 이런저런 악세사리를 포함해서 100만원 정도 했었는데, 나는 초도예판 물량을 구매해서 사용하다가 자신에게 맞질 않아 판매하는 나와 같은 지방 경상도에서 서울로 직장생활을 위해 상경한 판매자에게 중고로 DP1을 80만원에 입양하였다. 나는, 그때 내 손에 느껴졌던 첫 감촉을 잊지 못한다. 차가우면서 단단한 그 마그네슘 합금 바디의 느낌. 그리고 처음의 찰칵..
DSLR + LOMO = DP1?
DP1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이였다. 지금이야 뚝딱이가 DSLR CCD를 채용한 제품이 속속히 등장했지만, DP1은 당시 최초였고, 개성이 강하고 특정 매니아층이 존재하는 SIGMA의 Foveon을 심장으로 삼는 카메라였기에 더욱 유니크했다. 그렇기에 DSLR의 꿀리지 않은.. 아니 오히려 DP1의 스펙에 맞는 딱 일정 용도에만 최적화되게 개발되었으므로 그 용도에서는 그 어떠한 카메라보다 뛰어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그리고, 로모(LOMO)스러운 클래식함과 일상스러움이 공존하는 카메라가. 바로 DP1이다.
2008 TIPA 선정 최고 명품 카메라
작년 DP1의 초기에 출시되었을때 DP1은 사상 초유의 컴팩트 된장 카메라였다. 비싼 몸값 화질 빼면 볼 것 없는 성능등은 DP1을 된장 카메라의 선두주자로 말하기에 딱 맞았다.
자전거를 좋아해? DP1만한 카메라가 없을껄?
필자가 자신있게 말 할수있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 Luxcase에서 제작한 DP1의 가죽케이스는 매우 튼튼하다. 비만 오지 않는다면 이 케이스에 DP1을 고정하고, 메신저백처럼 DP1을 어깨에 맨체 라이딩해도 전혀 카메라가 흔들리거나 떨어지질 않는다. 라이딩중 카메라를 잡고 같이 자전거를 타는 일행의 라이딩중 모습을 찍어주거나 풍경을 찍는다. 카메라 가방이 필요 없다. 그냥 카메라를 어깨에 매면 된다. 자전거를 타고 있다. 매고 있는 DP1을 앞으로 돌려 한손으로 사진을 찍는다. 상상해보면 즐겁지 않은가?
이거 무슨 LCD가 CCTV냐?
DP1의 2.5인치 LCD는 밤이 되면 정말 저질이 된다. 필자와 같은 자전거 동호회의 팬더형은 DP1의 밤 LCD를 보고 "CCTV인데?"라고 말했다. 사실이다. DP1은 밤에 약하다. 카메라의 렌즈뿐만 아니라 LCD까지 밤에 약하다.
F4.0의 어두운 렌즈와 2000년대 초반의 AF성능을 가진 시대를 역행한 카메라
DP1의 렌즈는 무척 어두워서 어둠에 취약하고 ISO도 최대 800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어둠에서는 사진 찍지 말란 소리다. 거기다 느려터진 AF까지 가지고 있다. 요즘 DSLR이나 뚝딱이 컴팩트 카메라들은 눌렀다하면 그냥 초점을 잡는다. 하지만 DP1이 나타난다면? 눌렀다하면 버벅 초점을 잡고 찍으면 저장중... .. 후.. 슬프다.. 2000년대 초반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 되기 시작했을때 그 때 그 카메라들의 성능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는 녀석이 바로 DP1이다.
원본 사진을 보면 놀라서 자빠질껄?
사실 DP1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가장 아쉬워 하는 부분이 인터넷에 DP1의 원본 사진을 용량의 압박으로 올리지 못한다는 아쉬움이다. DP1의 원본 화질은 당신의 생각 상상 그 이상이다.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일반 디지털 카메라가 SD라면 DP1은 HD다.
버튼 배치를 손으로 하든가, UI를 편하게 만들던가
DP1은 기기 성능뿐만 아니라 버튼배치까지 2000년대 초 디지털 카메라를 생각나게 하리 만큼 불편하다. 아니, 그 당시의 카메라보다 더욱 불편함이 맞을 것 이다. 버튼 배치를 이상하게 했으면 UI를 편하게 만들던가 DP1은 전혀 사용자를 생각해서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을만큼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다. 물론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ISO나 AF Area등을 단축버튼으로 지정해 사용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
일상과 함께하지만 그 일상을 특별한 기억으로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고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일상에 친구로 삼기 시작하면, 사소한 물건 하나하나가 항상 걸어가던 길 보던 풍경 모든것들이 새롭게 보인다. DP1은 이 당연한 효과를 더욱더 마술같이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고 담을 수 있게 당신 옆에 부담없이 존재 할 것이다. 그것이 컴팩트 럭셔리 디지털 카메라 DP1의 장점이고 이 DP1을 꺼내는 순간 당신은 남들과 다른 매력을 발산 하게 된다.
무엇이 어떻게 되었든, DP1은 다분히 매력적이다.
사람에게 비유하자면 DP1은 건강하지도 않고, 얼굴도 그다지 예쁘지도 않고, 몸매도 좋지 않다. 하지만 마음씨 하나 만큼은 매우 착하다. 이 사람은 이런 이런 점들이 객관적으로 봐도 아쉬운데 끌리는 사람이 있다. DP1이 바로 그러한 카메라다. DLSR, 토이카메라, 뚝딱이 디지털 카메라 이 모든것을 섭렵하셨다면, DP1은 충분히 당신에게 좋은 선택이다. 남들과 같음이 싫은가? 작은 럭셔리 디지털 카메라 하나가 당신을 특별하게 보이게 해준다면? 이제 당신이 할 일은 하나 남았다. 이 블로그에서 DP1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보고, 시그마 DP1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여 DP1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는것.
SIGMA DP1 Special Site : http://www.sigma-dp1.com/kr/index.html
DP1 사진 검색 : http://piaarang.com/tag/d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