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ENDENT FABRICATION SSR 953 (2011)
어떤 목적의 자전거가 필요했던 것인가_ 다이어트로 체중감량을 했다. 하지만 운동을 통한 체중감량이 아니었기에 근육도 함께 빠졌다. 가벼운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을 때 자전거가 떠올랐고, 강한 트레이닝 보다는 생활 속 이동수단으로 자전거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엔 접이식 미니벨로를 이용해 대중교통과 연계하여 자전거를 탔다. 그러다 점차 대중교통 연계 비중은 줄어들었고 한강 자전거길 라이딩을 즐기게 됐다. 그럴 때 마다 옆을 유유히 지나가는 자전거들이 바로 로드 사이클이었다. 그 모습에 반해 내 취향에 맞는 녀석을 찾기 시작했다.
라이더: 임준형, 주행 거리: 약 5,000km, 주행 환경: 일반도로 및 자전거도로, 관리 부위: 적절한 시기에 소모품 교환, 구매비용: 1,000만원, 사양: 프레임_ INDEPENDENT FABRICATION SSR 953 / 포크_ ENVE Composite Road 1.0 Full Carbon / 튜빙_ REYNOLDS 953 Stainless Steel / 그룹 세트_ Campagnolo Super Record 11 / 크랭크_ Campagnolo Super Record 11 Titanium Spindle 172.5mm 50T x 34T / 카세트_ Campagnolo Super Record 11 11-25T / 페달_ SHIMANO 105 PD-5700 Black / 휠 세트_ ZIPP 303 Tubular / 핸들바_ 3T ERGONOVA TEAM / 시트 포스트_ 3T DORIC TEAM / 스템_ 3T ARX TEAM / 안장_ fi’zi:k Antares Team Edition / 헤드세트_ Chris King
내구성과 변치 않을 세련미를 고려
자전거를 고르며 가장 고민했던 점_ 자전라는 것이 프레임, 구동계, 휠-세트 등의 종합인데, 완성 자전거를 구매하는 것과 마음에 드는 부품들로 조립하는 것 중 많은 고민을 했었다. 결국 내가 원하는 부품들로 이뤄진 나만의 자전거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혔다. 시간이 흘러도 싫증나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 평생 함께 할 수 있을 정도의 단단한 내구성, 카본 프레임에 버금가는 가볍고도 뛰어난 스틸 소재의 자전거. 이 모든 기준을 부합한 프레임이 바로 INDEPENDENT FABRICATION(인디펜던트 패브리케이션)의 SSR(Stainless Steel Road)이었다. 또한 구상해 놓은 컬러 밸런스를 완벽히 맞추기 위해 11년형 캄파뇰로 슈퍼레코드 그룹세트와 안장, 그리고 핸들바, 스템 등도 레드 컬러가 적당히 가미된 부품으로 선택했다.
주문생산 방식
INDEPENDENT FABRICATION 브랜드의 매력을 꼽자면_ 주문생산 방식이다. 주문자의 팔과 다리, 신장 등 신체치수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주문 하면 라이더의 몸에 맞는 프레임 설계가 이뤄지고, 주문자의 최종 승인으로 프레임 빌딩이 시작된다. 도면의 수치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튜브 마이터링과 완성도 높은 블레이징, 최종적으로 매우 뛰어난 퀄리티의 커스텀 페인팅을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내 입맛에 꼭 맞는 맞춤형 프레임. 그것이 바로 인디펜던트 패브리케이션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또 자전거가 지겨워졌다면 프레임을 본사에 다시 보내 커스텀 페인팅과 데칼링을 새롭게 진행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평생 보증되는 든든한 A/S 정책이 마음에 쏙 든다.
고급스러운 표면 그리고 뛰어난 강성
많은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은_ 스테인리스의 질감이 살아있는 매우 고급스러운 표면처리와 간소하고 인상적인 붉은 데칼, 유행을 타지 않는 현대적인 디자인에 매료된 주변인들이 탐내곤 한다. 또한 스털링 실버(Sterling Silver)로 만들어진 헤드배지와 뒤 브레이크 캘리퍼를 장착 할 수 있는 시트 스테이 사이의 고정대인 브릿지(Bridge) 상단에 왕관 세공 문양을 살펴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한다.
자전거의 특징 몇 가지_ 특징은 SSR에 사용된 <REYNOLDS>사의 953 스테인리스 튜브의 인장강도가 2000MPa에 달하는 뛰어난 강성을 가졌다는 데 있다. 튜브 단면이 가장 얇은 부분은 0.3mm에 이를 만큼 프레임이 얇아, 스틸 바이크임에도 불구하고 7kg까지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단단하면서도 탄성이 매우 뛰어나 평지를 달릴 때 뒤틀림이 덜 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직진성이 우수하고 언덕길을 댄싱으로 올라가면 마치 스프링을 발판 삼아 도약하는 느낌이다. 약간의 슬로핑으로 인해 클래식 로드 사이클의 미(美)적 기준에는 부합하지 못하지만 결과적으로 라이딩 밸런스가 좋아지는 배경이라 생각한다.
노면의 진동은 불만, 휠 세트를 중점적으로 관리
불만도 없진 않을 것 같다_ 노면의 진동이 많이 올라온다. 마치 땅을 고스란히 읽어가는 듯하다. 따라서 라이더가 느끼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선 포크와 휠-세트 그리고 핸들바 등을 카본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스테인리스 튜브를 사용했음에도 부식이 발생한다. 이것은 튜브 강성을 위한 탄소 함량치가 높아서 발생하는 문제로 여겨지는데, 가장 큰 불만이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 관리해왔나_ 주기적으로 모든 부분을 관리하고 있지만 라이딩 직후엔 타이어와 휠-세트의 상태를 본다. 라이딩 중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고속 라이딩에서 펑크가 나거나 스포크가 부러지는 일은 상상도 하기 싫다. 라이딩 후 물티슈를 이용해 타이어 표면을 닦아내고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리고 타이어 보수용 접착제로 홈을 메운다. 휠-세트는 스포크를 손으로 눌러 장력 상태를 체크하고 브레이크 패드와 림 상태를 확인한다. 비오는 날 라이딩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프레임이 부식되지 않도록 스테인리스 관리제를 이용해 깨끗이 닦아준다.
혼자만의 여유로운 라이딩엔 어김없이
혹시 자전거를 바꾸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_ SSR을 바꿀 생각은 없으나, 러그(Lug)에 화려한 문양이 들어간 70~80년대 클래식 프레임을 추가로 구매하고 싶다. 내 눈과 몸을 만족 시킬 수 있는 프레임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카본 로드 사이클을 한 대 더 가지고 있는데, 속도를 중시하는 단체 라이딩을 즐길 때는 카본 자전거를 타지만, 혼자만의 여유로운 라이딩은 어김없이 인디펜던트 패브리케이션 SSR과 함께 한다.
당신에게 이 자전거는 어떤 존재인가_ 여태껏 타본 자전거 중 가장 애착이 가고 믿음직스럽다. 인간보다 기계를 더 좋아해 다양한 아이템들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지만 특이하게도 자전거는 그렇지 않다. 자전거를 애지중지하면 특유의 짜릿함을 맛 볼 수 없다 생각한다. SSR과 함께 새로운 만남을 갖게 됐고 새로운 경험을 해왔다. 더하여, 건강을 되찾은 것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재산이다. 녀석은 나와 평생을 함께할 친구다.
"언젠가 라이딩을 할 수 없을 만큼 늙더라도, 인디펜던트 패브리케이션 SSR은 내 모든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임준형
<바퀴(baqui) vol.24, 지극히 주관적인 시승기 : Editor's B-Edition>
http://baqui.co.kr/ (Bicycle Lifestyle Magazine, Baqui) / 사진 : 정민철(Colon :D)
http://ifbikes.com/ (Independent Fabr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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