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설계 - 전문 프로그램으로 나만의 프레임 설계하기 (BikeCAD 이용과 프레임 도면)

나만의 자전거를 직접 설계하기
프레임 빌딩을 공부하면서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좀 더 색다른 분야의 대해 깊이 공부하는 계기를 가지게 됐습니다.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용도와 종류 그리고 라이더 신체 치수를 알아야 합니다. 설계에는 수치를 측정 할 수 있는 도구들을 이용하여 포크와 프레임, 체인스테이를 정해진 패턴에 맞게 종이에 그리거나, ‘바이크캐드(BikeCAD)’라는 프로그램으로 자전거를 가상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결과물을 기반으로 실제 튜빙을 재단(마이터링)하고, 지오메트리를 구상하며, 각종 액세서리와 컴포넌트가 자전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눈앞에 실제 결과물이 나오기 전, 출력된 도면 설계 값에 맞게 튜빙을 대어보며 작업이 의도대로 진행되는지 파악 할 수 있지요.

이 글에서는 도면에 직접 그리는 작업이 아닌, 바이크캐드를 사용해 지오메트리를 구성하는  이야기를 간략하게 풀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캡쳐된 화면에 나타나는 정보들은 제가 만든 프레임에 대한 것입니다. 즉 제가 생에 처음으로 만든 프레임이 어떠한 튜빙 굵기와 각도 등으로 설계 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 BikeCAD의 상단 내비게이션(메뉴)에는 아이콘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프레임, 휠-세트, 포크, 안장 등의 모습을 선택 할 수 있고, 색상 고르기, 길이를 측정하는 도구가 존재합니다. 각 버튼을 클릭하여 하단에 반영되는 가상의 자전거를 보며 설계를 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번 <Organic Bicycle Project>(유기농 자전거 프로젝트)에서 기획된 자전거는 클래식 크로몰리 로드바이크(로드 사이클) 입니다. 우선 원하는 자전거 종류에 맞는 템플릿(Template)을 선택합니다. 그 다음은 BikeCAD가 알아서 선택한 종류에 맞게 기본 도면을 그려줍니다.

템플릿(틀)이 설정됐으니 표준 로드사이클이 사용하는 타이어의 굵기, 휠의 크기, 브레이크의 높이 등도 자동으로 입력이 됩니다. 이러한 값들은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수정을 해줄 필요는 없습니다만, 다양한 부품과 액세서리 장착을 시뮬레이션 한다면 상황에 맞게 값을 수정해야 합니다.



1. 먼저 자전거 탈사람(라이더)의 신체 치수를 알아야 합니다. 옷과 마찬가지로 자전거의 프레임 역시 사이즈가 존재합니다. 커스텀 프레임이니 수제 양복을 재단하듯 내 몸에 맞는 딱 자전거를 만드는 시작 단계인 것이지요. 사진의 모습은 저의 몸에 맞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각 인체의 수치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입니다.


 

▲ 상단 메뉴 가장 오른쪽 사람 모양 아이콘이 바로 Rider 창을 열어주는 아이콘입니다. 자전거를 탈 사람의 팔과 다리 등의 각 신체 부위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값을 입력합니다. 저의 신장은 177cm이고, 머리를 제외한 신장은 144cm, 인심길이는 81cm, 팔 길이는 60cm입니다.

Calculate(계산) 버튼을 누르면 Recommended sizing 즉, 프로그램에서 권장하는 각 치수들이 계산되어 지오메트리가 이루어집니다. 이때 산출된 값 중 Rider compartment 탭에서 권장하는 값을 토대로 Apply to BikeCAD model 버튼을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톱-튜브(Top Tube)의 길이가 시트튜브(Seat Tube)에 비해 짧아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안장(Saddle)의 중심에서 핸들바까지의 거리를 계산한 값이기 때문입니다.

이 Rider compartment 값을 토대로 빌딩을 진행 한다면 자전거의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그저 ‘내 몸에 맞는 핸들바의 위치는 여기구나‘라며 알맞은 스템(Stem) 길이를 산출하는 참고 값으로 활용하면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체 치수를 입력한 후 Rider compartment를 통해 산출된 시트튜브의 값에 + 10을 더해 준다면, 한국인 표준 체형에 맞는 톱-튜브 길이로 볼 수 있습니다.


 

2. 탬플릿을 통해 얼추 몸에 맞는 자전거가 가상으로 그려졌다면, 이를 토대로 원하는 라이딩 스타일에 맞게 수정 보완해야 합니다. 상단 메뉴 중 가장 왼쪽에 위치한 프레임 아이콘을 클릭하면 'Primary dimensions' 팝업 창이 뜹니다. 이 창은 프레임 빌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Primary dimensions’ 수치에 따라 주행감이 달라지는 것인데요, 짧은 체인스테이를 사용하면 BB(Bottom Bracket)가 가파르게 되고, 충격 흡수가 나빠지는 반면, 뒤틀림 강성이 좋아져 훌륭한 순간 가속성 가지게 됩니다. 레이싱 바이크에 적합한 것이죠. 반대로 체인스테이가 길어지면 우수한 완충작용 즉, 승차감이 좋아지나 뒤틀림 강성이 나빠져 순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장거리에 적합한 자전거가 되는 것이죠. BB drop 값 역시 이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트튜브와 헤드튜브의 각도 또한 주행성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시트튜브가 낮은 각을 형성하면 라이더의 무게중심이 앞에서 뒤로 이동해 보다 편안한 주행감을 가지게 되지만, 고속 페달링이 어려워 순간 가속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가파른 시트튜브 각도는 라이더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이동해 훌륭한 순간 가속력을 가지게 됩니다. 레이싱 바이크에 적합한 것이죠. 또한 헤드튜브 역시 각도가 가파르면 핸들링이 쉬워지게 되고, 반대값이 주어지면 조향성은 나빠지나 직진성은 우수해 집니다.


 

3. 자전거의 특성에 맞춰 톱-튜브, 시트튜브 앵글 그리고 길이 등의 수치를 세부적으로 지정해주었다면, 튜빙 아이콘을 클릭합니다. 시트튜브, 톱-튜브, 다운튜브, 헤드튜브의 굵기를 지정하고, BB 쉘(BB Shell)의 내경과 폭도 입력해 줍니다.

Tubing 팝업 창에서는 프레임에 사용 할 튜빙의 굵기를 입력하고 그 모습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토대로 출력한 도면을 이용해, 재단 된 튜브를 직접 맞추어 보며 작업이 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튜브가 맞닿는 면을 어느 정도로 깎아줘야 할지, 편리하게 알려주는 마이터링 템플릿을 출력할 때에도 매우 중요한 정보로 사용됩니다.


 

▲ 제가 직접 완성한 프레임과 포크를 ‘풀 스케일 드로잉 도면’에 가져다 대본 모습입니다. 마찬가지로 BikeCAD로 제작한 도면을 출력해 튜빙을 대보면서 작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 BikeCAD에 값을 입력해 줄 때는 사진과 같이 버니어 캘리퍼스를 이용해 직접 수치를 측정해야 합니다.


 

4. 'Fork' 아이콘을 클릭하면 앞바퀴가 장착 되는 포크를 설계 할 수 있습니다. 포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Rake(레이크, Fork Offset) 값을 얼마냐 주느냐 입니다. BikeCAD의 포크  팝업 창에서는 ‘R’로 쓰여 있습니다. 또한 ‘L’ 값은 크라운 레이스 하단부터 드롭아웃의 액슬(Axle) 중심까지의 길이를 의미 합니다.

레이크를 얼마큼 주느냐에 따라 자전거의 특성은 변합니다. 짧은 레이크 값을 주면 조향성(핸들링)이 좋아지고 휠베이스가 짧아집니다. 이는 고속 안정성이 향상되어 레이싱 바이크에 적합한 지오메트리 입니다. 일반적으로 로드바이크(사이클)의 경우에는 포크 레이크를 35에서 50의 값을 줍니다. 저의 경우는 45mm를 줬습니다.


 

5. 포크를 장착했으니 헤드세트(Headset)를 장착해 봅시다. 헤드셋 아이콘을 클릭하여 위쪽(Upper)과 아래쪽(Low)의 스택(Stack)의 높이 값을 입력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Headset Stack의 평균 높이는 13.0mm 입니다. 특히 아래쪽(Low) 스택의 높이 값은 매우 중요한데요, 이를 토대로 헤드튜브(Headtube)의 높이를 산출 해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라이더의 신장(키)에 따라 아래/위 러그(Lub) 간섭 여부를 가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탑튜브의 슬로핑 각도에도 영향을 주는 등 상당히 많은 변수로 작용됩니다.


 

6. 로드 사이클, 산악 자전거 등의 종류에 맞게 템플릿의 구성을 완료하면, 아주 보편적인 수치의 컴포넌트 값들이 입력돼 완성차의 형태를 갖춥니다. 하지만 바퀴(휠,Wheel)의 경우는  많은 변수가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타이어(Tire)의 지름 값과 ‘W‘에 해당하는 ’Tire Profile‘ 그리고 ’BSD(Bead Seat Diameter)‘ 값은 반드시 확인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설계한 자전거가 장착 할 수 있는 가장 굵은 굵기의 타이어를 기준 값으로 정해야 합니다. 추후 노면에 따른 타이어 교체 시 선택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지요. 최종적으로 프레임과 포크 등의 간섭이 없이 간격(타이어 클리어런스, Tire Clearance)이 확보되는지 확인해 줍니다.


 

7. 마지막으로 체인스테이 아이콘을 클릭하여 사용 할 튜빙의 굵기를 측정해준 다음, 각 항목의 맞게 값을 입력해주고 뒤 타이어의 여유 공간이 확보되는지 확인해줍니다.


 

▲ 이 밖에 프레임을 설계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값들은 앞/뒤 드롭아웃 탭의 길이, 브레이크 종류에 따른 시트스테이 브리지 설치, 그리고 포크 튜빙의 길이 산정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로 바이크캐드를 이용한 도면 작업은 진행 됩니다.


 

프레임 설계에 있어 각각의 수치 정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Dimensions’ 탭은 항목별 기준점들이 거의 모두 수치화 되어 있습니다. 해당 항목을 클릭하면 각각의 거리를 자동으로 측정해 줍니다. 이 밖에도 사용자는 도면 위에서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임의로 클릭해 거리를 실측 할 수 있고, 측정한 값을 ‘Dimensions’ 팝업 창의 User 탭에 추가로 저장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BikeCAD를 이용하면 준비된 재료(튜빙 등)의 각 부분을 세밀하게 측정한 다음, 준비된 항목에 값을 입력해 주기만 하면 프레임 설계(드로잉) 작업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매우 똑똑한 프로그램입니다. 도면 작업은 일의 진행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수제 프레임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반드시 갖추어야 할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습니다.


 

▲ 빌딩을 교육중인 미국의 <UBI>(United Bicycle Institute)나, 한국의 <BIKE ACADEMY>(바이크아카데미)의 경우 프레임을 종이에 그려나가는 드로잉 작업을 기초로 합니다. 준비 된 순서에 맞추어 재료의 각 수치를 손으로 직접 그려나기기 때문에, 매우 정확하고 신뢰도가 높은 장점이 있습니다. 


프레임 빌딩에 대하여 차근차근 알아가기 위해서는 드로잉 작업을 배워야 추후, 바이크캐드와 같은 전문 프로그램을 보다 정확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도면 그리기는 1. 액슬라인 2. 보텀 브래킷 드롭 3. 시트튜브 센터라인 4. 톱-튜브 센터라인 5. 헤드 튜브 센터라인 6. 포크 레이크 7. 앞 휠의 비드 싯 반경 등을 지정하는 순서로 그려나가게 됩니다.



▲ 원래 의도한 프레임은 수평 톱-튜브의 로드사이클 이었습니다.


▲ 하지만 완벽한 마이터링을 위해 계속해서 깍아내다 보니 톱-튜브가 짧아지는 등 많은 시행착오로 1.8도의 슬로핑이 생기게 됐습니다.


초보 빌더에게는 역시 프레임 도면 설계가 알맞아
BikeCAD는 Pro 버전의 경우 약 400$의 비용을 지불
해야 하는 유료 소프트웨어기 때문에 모든 프레임 빌더들이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정확한 측정값을 입력하지 않으면 실제 튜빙을 마이터링하고 지그(Zig)에 세팅해보면 원하는 결과물로 진행이 되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이것은 사용자가 바르게 수치를 측정하지 못했거나, 프로그램 사용법을 숙지 못해서 범하는 문제입니다. 실력이 농익지 못한 프레임 빌더는 오로지 BikeCAD를 기반으로 작업을 해 나가던지, 직접 그린 도면(프레임 도면설계)을 기반으로 작업을 해 나가던지 선택해야합니다. 초보 빌더인 저 역시, 도면과바이크캐드를  함께 이용해 작업하다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이루어내지 못했습니다.


 

▲ 가상으로 직접 트랙 바이크를 디자인해 보았습니다. 이 처럼 프레임 지오메트리뿐만 아니라, 데칼의 디자인과 컴포넌트를 직접 장착 하는 등의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BikeCAD의 활용도
프레임 빌더가 아니라도 Bicycle Design Software를 표방하는 BikeCAD의 활용도는 무궁무진 합니다. 나만의 자전거를 가상으로 디자인 할 수 있고, 자신의 신체치수를 측정하여 딱 맞는 프레임의 크기와 컴포넌트의 수치를 알 수도 있습니다. 전문 자전거 매장에서는 피팅 프로그램으로 활용이 가능하기에, 보다 신뢰감 있는 상업적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http://bikeacademy.co.kr/ (프레임 빌딩교육의 표준, 바이크아카데미)
http://bikecad.ca (Bicycle Design Software BikeCAD)

유기농 자전거 프로젝트
1. 프롤로그 - 유기농 자전거 프로젝트 : 근본 없는 놈, 프레임 빌더로 성장하기까지
3. 공구 - 자전거 프레임 빌딩에 반드시 필요한 공구와 픽스쳐(Tools & Fixtures) 알아보기
4. 포크 - 클래식 스타일의 크로몰리 자전거 포크(Fork) 직접 설계하고 잘라 용접하기
5. 체인스테이 - 겉과 다르게 자전거에서 중요한 역할의 Chainstay 손질하고 용접하기

관련 문화평
로드 바이크의 과학 : 사이클의 원리를 알면 자전거가 더 재미있다 (2009, 후지노 노리아키)
바이시클 테크놀로지 (2013, 롭 반 데르 플라스, 스튜어트 베어드)

관련 글타래
바이크 아카데미 : 자전거 '정비(미캐닉),창업,사업,자격증' 교육기관(학원) 수료기
준자전거 마니아를 위한 튜닝 가이드 : 자전거 각부 명칭 그리고 튜닝 방법과 효과까지
트렉 프로젝트 원 마돈(TREK PROJECT ONE, MADONE) 커스텀 프레임 제작에서 수령까지
결론은 피팅이다 : 보다 과학적이고 편안한 사이클링을 논하다

관련 인물들
자전거 정비문화의 리더 : 사단법인 한국자전거미캐닉협회 '이상훈' 회장


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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