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TTE Bosberg 3.0
지구상에 많고 많은 자전거들 그리고 자전거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가진 라이더들이 오늘도 합을 맞추어 온 세상을 누비고 있다. 그 중에는 남들이 소유하지 않은, 보다 특별하면서도 색다른 자전거를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도 있을 터. 그래서 새로움을 갈망하는 이들을 위해 벨기에 정통 사이클링의 클래식한 감성이 듬뿍 담긴 리떼(RITTE)의 보스버그(Bosberg)를 파헤쳐보았다.
RITTE, 해학과 고급스러움을 머금다
리떼는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 지방에서 파베(Pave) 구간이 가득한 가파른 언덕을 내달리는 극악무도한 레이스, 투어 오브 플랜더스(Ronde Van Vlaanderen)의 1919년 우승자 앙리 반 레르베르흐(Henri Van Lerberghe)의 별명인 ‘Ritte’에서 유례된 정통 벨기에 감성의 브랜드이다. 리테는 자전거를 탈 태 느껴지는 재미와 자유를 가장 큰 가치로 여긴 반 레르베르흐의 뜻을 계승하여 해학이 담긴 고급스러움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들만의 자전거 이야기를 해 나갔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여 유달리 미적 감각이 뛰어났던 창업주는 반 레르베르흐의 철학을 계승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마추어 사이클 동호회 ‘리떼’를 가상으로 창단하여 팀 저지를 함께 선보였다. 이 팀 저지는 세련되고 특별한 디자인으로 입에서 입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빗발치는 상담과 저지 구매 문의를 받기에 이르렀다.
개중에는 팀 자전거에 대하여 물어보는 이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성화는 세상 수많은 자전거들의 장점을 고루 접목한 벨기에 클래식 사이클링 감성 브랜드 리테를 정식으로 론칭하게 했다. 리떼의 마케팅은 솔직하고 유쾌함이 넘쳐났다. 자체 제작한 ‘국제사이클연맹, 리떼 보스버그 출전금지(UCI Bans the Ritte Bosberg)’ 영상은 전 세계 사이클 마니아들의 자발적인 공유로 브랜드를 알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 내용인 즉, UCI 임원이 기자회견장에서 ‘리떼 보스버그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완벽하여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데 방해된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넘치는 끼와 기존 자전거 브랜드들의 틀을 깨어버리는 홍보방식으로 리테는 사람에게 점차 각인되어 갔다.
도전이 만들어낸 Bosberg
리떼는 주문자의 팔과 다리, 신장 등 신체치수를 치밀하게 측정하여 라이더의 몸에 맞는 프레임 설계가 이뤄지고, 주문자의 최종 승인으로 프레임 빌딩이 시작되는 핸드메이드 커스텀 브랜드이기도 하다. 더구나 몰드를 통하여 원사들이 정해진 패턴으로 성형되는 지극히 현대적인 두 가지 카본 프레임도 선보이고 있다. 톱 엔드 카본 로드 사이클 ‘플란더른(Vlaanderen)’은 라이더의 힘을 고스란히 받아주는 단단한 승차감의 레이싱 성향이 짙은 올라운드 모델이다. 반면에 보스버그는 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하는 상반되는 매력을 지녔다. 보스베르그는 한정 수량만 생산 판매하는 프로젝트 바이크로 출발하였다. 매끄럽게 잘 빠진 모습과 상반되는 부드러움에 사이클 마니아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리테는 이를 정식 라인업에 추가하여 성능을 개선해 나갔다.
파격적이면서도 은은하다
리떼의 SNS를 구독해보면 같은 자전거임에도 색을 달리하는 등 다방면의 시도로 변화를 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리떼가 최신 기술이나 트렌드에 유난히도 민감하기 때문인데, 리테 특유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없는 행보에 대중들은 재미를 느낀다. 보스버그에도 이러한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프레임 세트는 전반적으로 묵직하고 고급스럽지만 은은한 매력의 무광 블랙(Matte Black)을 기반으로 한 반면, 톱 튜브와 시트 스테이가 이어지는 부분에는 유광 블루(Gloss Blue)로 청량함을 더하였다.
게다가 톱 튜브의 시작부분과 시트 스테이의 끝 부분에는 고시인성 옐로(Hi-Viz Yellow)로 마무리하여 잔재미를 주었다. 이는 포크 내부에도 영향을 미쳐 코너에서 방향을 전환 할 때처럼 보이는 각도에 따라 팔색조의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다. 또한, 다운튜브와 시트튜브 뒤, 그리고 포크 외측에는 은은하게 새겨진 회색 브랜드 로고 데칼로 리떼의 존재감을 더하였다. 끝으로 왼쪽 체인스테이 내측에 배치된 푸른 보스버그 데칼과 뒷디레일러가 체결되는 행어에는 붉은 빛으로 아노다이징 처리하여 가붓하게 완성도를 높였다.
가볍지만 부드럽다
모델명인 보스버그는 벨기에 게라츠버겐(Geraardsbergen, Belgium) 지방의 파베 언덕에서 유래되었다. 그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보스버그는 최근 수많은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발표한 엔듀런스 바이크의 기술적인 특징들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다. 410mm 체인스테이는 뒤에서 올라오는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도 고속에서 안정적인 코너링을 선사한다. 또한, 시트튜브와 시트스테이가 Y자 형태로 이어지는 접합부의 면적을 얇으면서도 최대한 넓게 성형하여 지면에서 올라오는 진동 전도율을 분산하였을 뿐만 아니라, 2세대 보스버그 보다 한층 얇아진 시트스테이를 통하여 넓어진 접합부로 인한 무게 증가를 효과적으로 상쇄하였다. 45mm 포크 레이크(Rake)로 앞에서 올라오는 충격 흡수도를 높였지만, 핸들링이 둔해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헤드튜브의 각도를 가파르게 형성하여 핸들링 기능을 바로 잡는 데도 성공했다.
플랜더스 지방민들이 상징으로 여기는 사자 문양의 헤드 로고가 새겨진 헤드튜브는 비대칭으로 성형하여 강한 핸들링도 온전히 받아 줄 수 있는 강성도 확보하였다. 약간의 슬로핑이 형성된 다운튜브는 상단에서 바라보았을 때 시작과 끝점의 둘레를 달리하여 라이더가 페달링을 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였고, 덕분에 자전거를 다루기가 한결 쉬워졌다. 이 밖에 하중으로 인한 부담을 가장 많이 받게는 되는 BB쉘을 넓게 성형하고 BB30을 채용하여 라이더의 페달링 전달력을 온전하게 보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변속과 제동에 영향을 주는 케이블을 프레임 내부로 지나게 설계하여 깔끔한 외관과 한결 같은 조작감을 선사하였고, 특히 시마노의 전동 그룹세트 Di2에 완벽한 대응을 위해 체인스테이가 이어지는 하단 다운튜브와 시트튜브에 배터리와 앞 디레일러 장착 홀을 배치하였다. 이번 시즌의 절반을 보스버그와 함께한 테스트 라이더는 “매우 가볍다. 기다란 막대처럼 부드러우며, 뒤 끝 있는 탄성을 가지고 있어 다루기가 편리하고 느낌이 좋다.”며 우수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레이싱과 엔듀런스의 특징을 맛있게 버무린 리떼 보스버그는 흔하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원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 같다.
<온로드(onroad) vol.4, onroad Recommends : RITTE Borsberg 3.0 Editor's B-Edition>
http://baqui.co.kr/ (Bicycle Lifestyle Magazine, Baqui) / 모델 : 김묘진(묘묘)
http://rittecycles.com/ (RITTE Compettion Bicy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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