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자전거 공임비(수리비), 올바른 정비 문화를 위한 단상

공임 가격 기준의 논란
소비자나 판매자나 정비공임에 관한 말이 나오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소비자는 무리한 공임이 아닌가? 고민하고, 판매자는 열심히 일했지만 공임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속상하고 물론 정확한 정비공임이 있어서 서로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현재 그것을 정확하게 판단할 단체나 기관이 없어서 그런 결과가 나오기도 쉽지가 않다.

그럼. 먼저 공임에 대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아보자. 공임이란 샵의 미케닉이(미캐닉) 그 제품의 조립 및 이후 상태에 관해 책임을 진다는 일종의 책임비 형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똑같은 기술이 들어가지만 카본프레임에 작업을 할 때에는 공임이 올라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혹시나 미캐닉의 실수로 카본프레임에 크랙이 가거나 못쓰게 되었을 때는 그 프레임에 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보상이나 환불을 해주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이다.


 

저기는 돈 안 받던데
사실 현재의 공임의 구조는 정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아래의 표를 보면 알겠지만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샵이나 수입상마다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거기에 샵을 찾은 손님들은 불신을 하게 되고 언쟁 또한 끊이지 않는다. 혹 얼굴 붉히는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손님 입장에서는 마음속으로 이 금액이 맞는가 하고 의문이 생길수도 있다.

다른곳은 더 싸던데, 저기는 돈 안 받던데 하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임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주먹구구식으로 수리 후 금액 통보만 하는 시스템이 아닌 수리 후 손님이 어떤 수리가 어떻게 행해졌는지에 대해 알 수 있게 수리 후 수리항목과 수리내용에 대해 투명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이상적인 결과로는 공임에 대한 개관적이고 투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해서 미캐닉은 그동안 축척해온 기술로 손님에게 최선을 다해서 정비를 하고 손님은 그런 미캐닉의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덧붙여 좋은 소식을 전한다면 지금 현재 (사)한국자전거미캐닉협회(KBMA)에서 공임에 대해 큰 틀에서 전반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사례와 자료들로 모두가 납득 할 수 있는 정확한 공임 체계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 자전거 샵마다 공임 가격이 다르다. 소비자는 당연히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아갈 확률이 높지만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미캐닉의 정비 실력이나 서비스가 좋지 않을 확률이 높다. 어찌 됐든, 정해진 적정 공임이 없다는 것은 투명성과 신뢰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문제다. 

공임표를 미캐닉 룸이나 카운터에 공지를 해놓고도 공임표대로 가격을 받는 샵은 드물다. 샵 끼리 가격 경쟁에 생기고 관리를 하는 특별한 손님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 이를테면, 샵에 소속된 동호인이나 해당 샵에서 구매한 손님의 경우 공임을 받지 않거나 공임표보다 저렴하게 받는다.


 

정비 불량의 문제점

자전거는 인간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진보적이며 창의적인 발명품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인체기관에서 발생한 동력을 전달하고 그 메커니즘을 통해서 구동력을 얻게 되어 인간의 본능인 자유를 만끽 하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매체이다.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서는 내연기관, 전기회로 등의 디지털 메커니즘처럼 복잡성은 떨어지지만 인간의 안전과 관련된 기계적 점검차원에서 보면 자동차만큼이나 중요성이 대두된다. 자동차의 경우 기계적 결함으로 발생하는 사고보다는 조작의 실수나 잘못된 운전습관에 의한 사고가 많지만 자전거의 경우는 조작의 미숙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는 변속 트러블이나 중심을 잃는 정도이다.

반면에, 정비 불량 또는 교체시기를 넘긴 부품의 마모로 인해 생기는 사고가 더 큰 결과를 초래한다. 페달의 좌우가 바뀐 상태에서 라이딩은 크랭크 암의 나사산을 망가뜨려 페달이 떨어져 나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내리막에서 조향까지 영향을 받아 올라오던 보행자 또는 라이더와의 충돌을 야기 시킬 수 도 있다.

자전거 사망사고의 80% 이상이 보행자 또는 자동차와 충돌 후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뇌진탕인 점을 생각하면 사소하게 보이는 정비 불량 또는 실수가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최근에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산악자전거(MTB)는 산악지형에서의 스릴을 즐기기 위함이기 때문에 실제 산악을 라이딩하는 경우 정비의 중요성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 최근 확대되고 있는 자전거 인프라와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1차 적인 관련 업종인 미캐닉으로 취업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일부는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수료하고 일을 하는 이들도 많으며 연령대도 점점 내려가고 있다.

철학을 가지고 노력해야
현재 자전거 시장(주로 판매와 관련된)은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 논리가 모든 논쟁을 흡수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은 수입자전거가 거의 100%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시장 플레이어들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사가 없다보니(삼천리나 알톤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다.) 수입에 모든 비중이 쏠려있는 상황에서 제조사와 유통, A/S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에 문제가 있기에 판매만 하고 뒤처리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제조사가 제품을 생산하고 대리점을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고 사후서비스로 정비센터가 그 업무를 나누어 맡는다. 유통과정에서의 역할 분담이 분명하게 이루어 질수 있는 시장의 규모와 그에 따른 비용을 비교할 때 자전거는 그와 다른 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자전거 대리점에서의 정비처리나 기술의 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수입사 또는 유통회사의 종속적인 측면은 더욱 공고해 질 수 밖에 없다.

수입사의 역할은 좋은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수입해서 유통하는 것이며 자전거 대리점의 역할은 단순히 판매를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 정비서비스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각자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현재 수입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정비서비스는 대리점에게 기술지원을 하고 교육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 져야지 정비공임까지 수입사에서 취해서는 안 된다. 대리점에서 스스로 정비기술에 대한 마인드와 고객관리, 고객만족 철학을 고민하고 올바른 정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http://bikeacademy.co.kr (정비교육의 표준 : 바이크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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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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