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명박' 자전거 정책 비판 그리고 포틀랜드 '자전거 러시아워'

인상적인 포틀랜드 자전거 러시아워
우리나라나 혹은 해외 어느 나라 주요 도시를 보든, 출퇴근 시간에는 차가 엄청나게 막히기 마련이다. 러시아워 하면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자동차가 엄청 밀리는 모습, 출퇴근 시간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자전거 러쉬아워라고 들어 보았는가? 최근 미국 Streetfilms.org와 livablestreets.com은 오레곤(OR) 주, 포틀랜드(Portland)에 있는 호손 다리(Hawthorne Bridge)의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모습을 짧은 비디오 영상으로 공개하였다. 호손 교차로의 트래픽의 20%는 자전거라고 한다. 포틀랜드시는 지난 15년간 자전거 보급률이 600%의 놀라운 수치로 상승했다고 한다.


 

Bike Rush Hour in Portland, OR


놀라운 자전거 보급 상승
이 동영상을 보면 차도와 자전거 도로가 함께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대한민국처럼 인도에 말도 안 되는 보도블록 위 자전거 마크만 그려 놨다고, "이곳에서 자전거 타라!" 라고 우기는 것이 아닌(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한참 멀었다) 차와 동등한 입장의 자전거 도로를 볼 수 있다. 자전거 출퇴근 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상쾌하고 기분 좋은 모습이다. 포틀랜드 시가 지난 15년간, 자전거 보급률이 600%의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이와 같은 가장 필요한 인프라부터 구축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통령의 발언
이명박 대통령은 항상 4대강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자전거를 타고 대한민국을 돌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사실 대한민국을 자전거 타고 돌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은 대단히 좋은 발상이며, 충분히 뚜르드프랑스(Tour de France)와 같은 세계적인 자전거 대회를 개최 할 수 있는 지형적인 조건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TDK '09)에서 "자전거 타기 운동이 전개되면 향후 5년 내에 세계 3대 자전거 생산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자전거 타기 운동이 아닌 "도로 공유" 운동이다.


자전거가 "차"라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자전거 타기 운동을 한다고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나? 포틀랜드시와 같이 실질적인 자전거 도로 재정비부터 필요하단 것을 그는 진정으로 모르는 것일까? 법이 자전거도 자동차와 같은 "차"로 분류가 된다면 "차" 다운 대우를 해줘야 할 것이 아닌가?

향후 5년 내에 세계 3대 자전거 생산국 발언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 세계의 유명한 브랜드들도 자전거를 대만,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다. 한국에서 자전거를 자체 생산한다면 가격 경쟁력은 어디서 나온단 말인가?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의 3대 자전거 생산국 발언을, "그냥 나라에서 해외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다. 라는 인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5년 세계 3대 자전거 생산국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나, 자전거를 "봉"으로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자전거가 사람 발로 움직인다고, 대통령은 자전거를 "발"로 만드는 줄 아나? 자전거도 알고 보면 최첨단 산업이다. 그런 최첨단 산업을 5년 안에 3대 생산국으로 만든다고? 생활 자전거나 주구장창 만드시던지 보급형 생활용 자전거를 비난 하는 것이 아니다.

MB의 말대로 자전거 강대국이 되려면, 세계 어디를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 질 좋은 자전거도 생산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전거 대회에서 선수들이 협찬을 받아 그 자전거를 타고 대회 우승할 정도의 퀄리티 높은 자전거를 생산 공급한다면, 자전거 타기 운동 같은 건 안 해도 '자전거 생산 강대국' 될 수 있다.


 

로드바이크(사이클)에 사용된 SHIMANO의 부품,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은 봤을 브랜드


자전거 조립이 아닌, 핵심 부품을 육성해야
자전거 강대국이 되려면 일본의 SHIMANO 처럼, 자전거 구동계, 휠셋등 주요 부품 개발에 국가 차원에서 투자하여 그 산업을 육성하여야 한다. SHIMANO는 직원 수나 회사의 크기는 한국에 삼성(Samsung)에 비해 아주 초라할지 모르지만 당신이 자전거를 단 한번이라도 타 봤다면 한 번은 시마노라는 브랜드를 본적이 있을 정도로 시마노는 저가 생활 자전거부터, 매우 비싼 고급 자전거 까지 섭렵하고 있다. 매출액, 순이익을 따지자면 삼성 부럽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한마디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말이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한국이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해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자전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주요 부품(부품 수입해서 조립이 아닌)을 집중 육성해야 한단 말이다. 우리나라는 철강 산업, 첨단 IT 산업 등이 세계적으로 알아주니, 대통령의 발언대로 충분히 세계적인 자전거 강국이 될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역대 대통령중 자전거를 가장 정책상 밀고 있는 모습 하나는 마음에 든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4대강)의 끼워 팔기가 아닌, 해외 사례 등을 벤치마킹하여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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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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