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철들다 | 엄선된 34인의 4대강 자전거길 국토종주 휴먼 스토리

길위에서 철들다 박호선, 이승석, 신민하, 이원선 홍선영 외 29인/프리윌  평점: 80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실질적인 대운하 사업이었던 4대강은 분명히 자전거 애호가들에겐 긍정적 요소이다. 4대강 자전거길이 개통되면서 자전거 여행에 대한 관심이 범국민적으로 높아졌다. 4대강 자전거길이 이어진 주변은 관광지로 급부상했고, 자전거뿐만 아니라 도보 심지어 자동차 여행자들에게도 새로운 추억의 장이 됐다. 내가 캐나다에서 자전거 정비공으로서 일 할 때도 동료들에게 “한국은 자전거로 전 국토를 돌 수 있다”며 놀러 와라 했을 정도니까.



쉬엄쉬엄 읽기 좋다
<길위에서 철들다>는 <국민일보>사가 주최하고 <한국수자원공사>가 후원해 실시한 ‘4대강 자전거 길 종주 체험수기 공모전’ 작품집이다. 총 350여 편의 응모작 중 34편의 입상작을 엮은 것으로, 즉 아마추어 작가들의 글 모음인 셈이다. 그런데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작품이어서인지 글재주가 기대보다 다들 뛰어나서 놀랐다. 읽다 보면 4대강 자전거길을 죽기 전에 반드시 언젠가는 떠나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절로 들로 들며, 풍경 묘사 또한 탁월했다. 특히 인생의 절반 이상을 겪어낸 이들이 풀어낸 수기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34편의 수상작들 모두 4대강 자전거길 에서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다 보니 전개 방식이 비슷비슷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또한, 사진 역시 부족한 것이 흠이었다. 아마도 공모전에서 사진보다는 글 위주로 선정한 듯한데, 여행기의 잔재미가 감성 짙게 담긴 추억의 순간을 보는 모습인데 말이다. 그래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어 정감 갔다. 


종주를 떠난 이들의 사연들은 이러했다. 자신의 삶을 조용히 되짚어 보고 어서, 부부애를 다지고 싶어서, 연인끼리 잊히지 않는 낭만을 만들고 싶어서, 친구끼리 오래도록 기억되는 추억을 만들고자, 모임의 의미와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싶어서 등, 심지어는 외국인도 있었다. 이렇듯 종주 체험수기를 쓴 아마추어 작가들의 연령대와 직업이 다채롭고 꼭지마다 분량도 4페이지 가량으로 부담도 적어 한편씩 쉬엄쉬엄 읽어내기에 좋았다.



국토 종주, 용기를 불어넣다
이 책의 수기들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4대강 자전거길은 사실 문제점이 많다. 아니 자전거길보다는 4대강 사업이 문제점투성이라 보는 옳겠다. 강은 오염되어 생명은 죽어 가고 있으며, 더러워진 물을 국민이 마시고 있다. 여름이면 냉면처럼 계절 메뉴로 언론에 오르는 게 녹조로 인해 진하게 오염된 녹차라테 아닌가.

게다가 겉보기 좋게 치장된 4대강 보에는 개발과 관리가 중단돼 사람은 없고 잡초만 무성한 곳도 많다. 강바닥에 들이부은 눈먼 돈은 누구의 주머니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을 따름이다. 하루빨리 진상 규명과 개선 사업이 이루어져야 불필요한 세금 낭비를 막고 후손들에게 건강한 자연을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이 책을 읽다 보면 앞서 언급했듯 자전거가 없는 이는 자전거를 구매하러 매장으로 달려가고 싶게 하고, 행여나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이는 도보여행이라도 하고 싶기 만들 큼 대리 만족과 동기를 동시에 부여하는 작품의 기획 의도를 100%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신부 화장을 한 듯한 책 속의 4대강 자전거길의 미화 또한 덤이지만 말이다. 4대강 국토 종주를 생각만으로 그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이 용기를 불어 넣어 줄 것이다.



길위에서 철들다 (알라딘)

관련 자전거
PELIZZOLI, AQUILA DELL’EST 686 (2011)
Ridge-Deer, TANGE CR-MO TUBING
TREK 728 (1982)

관련 문화평
자전거 아저씨 1 / 2 (2010, 남궁 문)
낯설지만 그리운 여행 : 56일간의 대한민국 풀 스토리! (2012, 허문수)
마침내 그리움 : 자전거 타고 대한민국 멀리 던지기 (2010, 이종환)
국어교사 한상우의 자전거 다큐 여행 (2010, 한상우)
도시의 속살 : 도시여행자 김대홍이 자전거 타고 카메라에 담은 우리 도시 이야기 (2010, 김대홍)

관련 용품들
B&W 항공기용 바이크 박스 (B&W International Bike Box)
티레벨 허큘러스 확장형 45L 백팩 (T-LEVEL Hercules 45L Expandable Backpack)
오트립 얼티메이트5 클래식 핸들바 백 (ORTLIEB Ultimate5 Classic)
'핀헤드락' 자전거 휠, 안장 + 싯포스트 도난 방지 스큐어 락 (Pinhead Lock : 3 Pack Lock)
누빔 NB-600 : USB 충전식 자전거 안전등, 방향지시, 브레이크등, 도난경보 (Nubeam NB-600)
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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