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부부의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 이성종.손지현 지음/엘빅미디어_ 평점 : 95점
많은 이들이 유명한 관광지 여행을 꿈꾸지만 좀 더 색다른 체험을 하기 위해 남들이 가지 않은 곳으로 도전을 하는 이들은 늘 있기 마련이다. 여기 동갑내기 부부처럼 말이다. 그들이 여행을 한다고 소식을 들은 지가 벌써 꽤 오래전 일이다. 자전거를 취미로 둔 남자들의 이상형은 자전거를 탄 여자인데 커플도 모자라 아예 예쁜 부부가 아프리카를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게 부러울 일이냐 말이다. 난 그때 부러워서 미칠 뻔 했고 내가 컴퓨터 앞에서 지금 부부의 책의 대해 글을 쓰고 있을 때 또 다시 새로운 세계로 모험을 하는 동갑내기 부부를 여전히 동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기가 독자에게 기본적으로 가져다 줘야 할 점이 무엇일까? 그간 읽은 자전거 에세이 중에 읽기가 힘들지 않으나 퀄리티가 높고 대리만족을 가져다주면서 각 여행지의 정보와 노하우까지 상세하기 다루고 있는 자전거 여행기는 드문데 ‘동갑내기 부부의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은 그런 면에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이 작품을 보며 “사진이 좀 적어요.“라고 말 할 수 있는데 저자는 독자의 상상력을 최대한 배가시키기 위해 사진을 최대한 줄였다고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역시 많은 여행기들이 실수를 범하고 있는 현재 이동한 여행지의 루트를 간략하게나마 표시를 해주는 것의 부재다. 즉, 책의 중간 중간 지도상 이동경로 표시의 효과는 읽는 이가 함께 여정을 떠나는 듯 생생한 효과를 배가 해줄 수 있기 때문. 본작은 여행의 시작에서 전체 일정의 전체적인 루트와 이동수단만 표시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생소한 지역이 많기에 지구의 어디쯤인지를 알고 싶다면 계속해서 첫 페이지를 들춰 볼 수밖에 없어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점은 옥의 티라 할 수 있다.
가진 것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만약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땠을까? 오늘도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지 못해 불행하다고 느끼며, 그것을 얻기 위해 하루하루 돈의 노예로 살고 있지는 않을까? 다른 친구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며 그것을 갖지 못한 나는 불행한 사람이라고 낙담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지금 나는 꼭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있기에 행복하다. 더 이상의 욕심은 사치이고, 여행을 방해하는 요소일 뿐이다. 그리고 이곳의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가진 것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이치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p. 171)”
이 책을 보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절대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은 분명히 힘든데 읽는 이가 힘들지 않는 것은 저자의 사진 속 모습들은 항상 밝게 웃고 있고 행복해 보여서다. 얼마 전 이들 부부와 인도네시아를 같이 다녀오는 계기가 생겼다. 그곳에서도 결혼 6년차 부부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신혼의 깨가 쏟아졌고 작은 것에도 웃으며 행복해 했다. 그 행복의 비결은 부부가 같이 꿈을 이뤄가며 진취적인 삶을 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사회적인 이슈까지 생각
"우리가 목욕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은 그 물을 떠다 준 마을 사람들 전체가 하루 종일 마실 물이고, 우리가 먹을 음식은 마을 사람들 전체가 먹을 음식이다. 게다가 우리가 내는 돈은 대부분 자본을 댄 투자자들에게 가 직접 물과 음식을 가져다준 현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비율 2%가 채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우리가 여행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를 끼치는 일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 고민이 이번 여행 내내 숙제처럼 우리를 따라다녔다. (p. 324)"
“교과서적인 삶에서 벗어나 정말 멋지고 신나는 삶을 살아보자” 이 말 하나로 떠나게 된 아프리카 여행을 파트별로 동갑내기 부부 ‘손마담(손지현) 이대장(이성종)’의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내 보다 참신하고 색다르며 지루하지 않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 하얗던 피부와 깨끗한 자전거는 여행의 끝남에 따라 검게 그을리지만 마음과 생각 그리고 체력만은 더욱 성장해 있다. 우리에게 아직도 생소한 아프리카의 뒷이야기와 관광 정보 모든 이들의 꿈인 여행 노하우까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풀어낸 동갑내기 부부의 알콩달콩한 6개월간의 아프리카 이야기는 책장을 덮을 때 나도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뭔가 해줄 일이 없을까? 라는 사회적 고민거리를 안겨다 준다.
부부의 행복한 모습이 지속되길
솔직히 말해 이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게 서평을 쓰는데 지독히도 방해요소가 될 거란 것을 꿈에도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나는 진심으로 이들의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길 희망한다. 그것은 그들과 조금의 친분이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자전거 붐으로 인한 누구나 출판하는 듯한 형국에서 알찬 출판사의 짜임새 있는 기획력과 동갑내기 부부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배가 되어 여행기가 갖추어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제대로 된 종합선물 같은 책을 내놓아서다.
이들의 꿈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길 희망하고 내가 보았던 부부의 행복한 모습들이 지속되길 바라며 자전거 여행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이야기와 쏠쏠한 정보를 계속적으로 내놓았으면 참으로 좋겠다. 요약하자면 이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그럴 가치가 있을 만하니까…….
http://coupletourist.com (동갑내기 부부의 자전거 여행)
동갑내기 부부의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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