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 경쾌하고 농도짙은 택꼬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기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김태현 지음/더난출판사_ 평점 : 85점
‘택꼬(teggo)‘ 그와 나 ’피아랑(piaarang)'은 서로 다르면서도 또 비슷한 점이 많다. 자전거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며 빠르게 돌아가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세상에 찌드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경상도 싸~나이다. 그는 2008년부터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고 나는 2008년부터 자전거를 탔다. 그와 나는 같은 해에 블로그를 시작했고 (물론, 나는 정확히 2009년부터 했음이 옳지만) 그는 ’자전거 여행‘ 파워 블로거 나는 그냥 ’자전거’ 블로거다.
나에 대해서 아는 이들은 알겠지만 나는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지금은 자전거를 팔고 자전거를 고치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자전거를 탄 친구를 만나며 자전거의 대해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와 나는 찬란한 이십대의 꿈과 현실의 끝자락에 있는 자유분방한 대한민국 청년이다.
저자 택꼬(김택현)가 온라인에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은 지 2년 만에 결실이 되어 나타났다. 바로 책으로 출간됐다는 것. 한국의 자전거 붐이 일어나면서 웹상에 자전거 여행기를 올려 유명해진 이들이 하나두울 출간을 해 나가고 있는데, 그도 그 흐름에 편성했다. 어쩌면 비슷한 시기에 이렇게 각자의 위치에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그와 나 이제 나도 두 바퀴 계에서는 미약하게나마 어느 정도의 힘을 지녀 그의 팬으로서 다음 여행의 보탬이 되고자 이렇게 자전거 라이딩 말고 키보드 라이딩을 손가락 케이던스를 높여 타이핑 하고 있다.
더 오래 하고 싶은 바램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는 군더기가 없는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에세이다. 630일간의 자전거 세계 일주를 어떻게 이렇게도 깔끔하게 함축 할 수 있는지 그저 입만 헤~ 벌리고 읽고 말았다. 너무나 깔끔해서 어떤 일정에는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그 나라와 도시에 대한 역사 이야기만 듣는 게 다 일 때도 있다.
물론, 그 점은 좋다. 단 한권의 책으로 알지 못했던 아메리카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들을 수 있단 건 무척이나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그러나 난 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그래서 341p 밖에 안 되는 분량이 아쉽다. 수많은 추억들이 담긴 사진들과 이야기들 그의 여행을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었다. 630일이면 하루에 1페이지만 해도 630p는 돼야 하는데 그 반밖에 안 되는 볼륨감은. 애초에 1권은 북아메리카 2권은 남아메리카 못해도 2권으로 제작했으면 더 완성도 있고 한층 깊이 있는 에세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살짝궁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여행의 시작이 헝그리 정신이 다분히 가득했기에 그의 여행은 너무나 자연친화적이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이색적인 풍경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라서 더욱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그의 여행은 힘들었을지 몰라도 읽는 이는 힘들지 않다. 경쾌하다. 눈과 머릿속이 산뜻하게 환기가 되며 맑은 공기가 가득 찬다.
머릿속 가득한 잡념을 단박에 날려 줄
“어제는 꿈에 불과하고 내일은 단지 상상일 뿐이나 오늘을 잘 살면 모든 과거를 행복한 꿈으로 만들고 내일의 희망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을 잘 보살펴라.”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에서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 가슴을 울린 구절이다. 이 글귀는 ‘파타고니아의 어느 호스텔’에 한 여행가가 남긴 문구를 저자가 책을 통해 함께 여행하는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여행은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머릿속 가득한 잡념과 스트레스를 단박에 날려 줄 여행기 본연의 목적인 대리만족을 시원하게 시켜준 택꼬의 파란만장한 630일간의 이야기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는 그가 떠나면서 봤던, 깊은 밤하늘에 빛나는 은하수와 푸른 바다, 하늘처럼 경쾌하고도 농도 짙은 이야기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자신의 인생의 최고의 게임인 여행을 다시 한 번 준비하고 있다는 건강한 청년 택꼬 그를 지지한다면 지금 서점으로 달려가 630일간의 여행을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책 읽는 장소가 그곳이 바로 무거운 자전거를 탄 뜨거운 사막 위고 잠시 쉬어가는 푸른 바다가 될 테니…….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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