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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명박,강,자전거 12' 뚜르드코리아(Tour de Korea) 개막식과 바라보는 소회(所懷)

피아랑 2012. 5. 7. 12:59

친환경 자전거의 날
4월22일은 두 바퀴 건강한 친환경 자전거를 위한 ‘자전거의 날‘이자 '지구의 날'이다. 이렇게 좋은 날 벚꽃이 흩날리는 봄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형형색색의 싱그러운 꽃과 푸른 물길 따라 물결처럼 살아 움직이는 선수들의 관능적인 근육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려던 기대와는 달리, 고진감래를 몸소 보여주던 2011 뚜르 드 프랑 종합우승자 포커페이스 ’카델 에반스‘나 물고기가 춤추듯 자유롭고도 아름다운 댄싱을 선보이는 ’알베르토 콘타도르‘와 같은 싸이클 월드스타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자칭이던 타칭이던 군대가 있는 월드스타 ’레인(雨‘)이 대회 주최 측의 야속하게 타들어가는 마음을 차갑게 식히려 하늘에서 쏟아지고 아라뱃길을 흐르는 강물은 무심하게 넘실거렸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을 초대해 대망의 시작을 알린 TDK(투어드코리아)는 어느덧 여섯 번째 대회를 맞이하며 이전보다 더 정부와 각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듯하다. 대통령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하였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아라뱃길의 끝자락 아라빛섬에서 오늘 대한민국 최대의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가 개최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강, 자전거 코드가 딱 맞는 세 가지 키워드가 함께 만난 이날, 이 대통령은 2012년 4월 22 ~ 29일 총 8일 총 연장 1,800km 기나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 버튼을 누른 뒤 ‘팻 맥퀘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사이클연맹 회장과 나란히 자전거로 아라뱃길을 따라 약 8㎞를 달렸다.


 

성스러운 준비의식
따스하던 며칠 전과 달리 크게 쌀쌀한 일기로 인해 가장 수월한 첫 구간부터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몸, 머신, 작전을 더욱이 철저히 준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굳은 날씨 덕에 취소된 주변 행사와 동호인들의 참석 부재로 비바람은 더욱 차갑고 매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새내기와 제법 여유로운 베테랑들이 뛰는 엘리트 21개 팀 126여명의 선수들 그리고 스페셜 부문에 출전한 아마추어 선수 23개 팀(번외 포함) 218명의 선수들은 모두 갈고 닦은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된 지원 차량서 내려 트레이너 위에 가볍게 몸을 풀었다. 머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감독, 팀원들과 함께 미팅을 하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름아름 아름다운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장서진 광장에서 열린 성대한 개막식이 끝나고 선수들의 입장 요청 멘트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불과 10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대열을 이룬 엘리트, 스페셜 선수들은 출발선 앞에서 따스한 남쪽 나라를 따라 힘찬 날갯짓을 하는 철새처럼 자신이 소속된 팀을 찾아 하나 두울 모여들었다. 한쪽 페달을 딸각 거리며 클릿을 체결함으로써 자전거와 한 몸이 될 성스러운 준비의식을 마친 그들 5,4,3,2,1 장내 아나운서의 카운트와 함께 관중들의 함성과 더불어 뿜어져 나오는 안개 사이로 나머지 페달에 발을 탁! 끼우고는 천천히 리듬을 타기 시작하더니 커다란 무리를 이루어 넘실거리는 강물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을 이루며 흠뻑 젖은 도로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 이날 인천>서울 ‘스테이지 원‘은 별다른 오르내림이 없는 평지 구간임에도 빗방울로 인한 시야 확보 및 맞바람으로 인한 체력 저하, 미끄러운 노면이 야기하는 슬립 현상으로 인해 개막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선수군 구분 없이 크고 작은 낙차 사고가 발생하여 국내 로드바이크 동호인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회 운영의 미숙
한편 엘리트 선수들이 출발 할 때 특수효과로 스모그를 뿜어내는 찰나 뒤 쪽에서 출발 중이던 선수들은 가뜩이나 좋지 않는 기상과 출발시 뿜어져 나온 안개에 시야를 가린 덕에 “앞이 안 보인다.”는 말을 하며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섯 번이나 치룬 국제 사이클 경기 대회 운영의 미숙함도 드러냈다. 더욱이 평소 자전거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연예인 홍보대사들을 위촉하여 이들이 각종 미디어에서 이번 대회를 알리는 모습을 거의 접할 수 없었음에도 엘리트 선수들의 출발라인 한켠에서 떡하니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SNS 상에서는 KBS의 뚜르드 프랑스 중계를 두고 공중파 싸이클 대회 중계를 해주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동호인과 외국 중계와 비교하며 아쉬운 점을 토로하는 성토의 글도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해설자의 전문성과 디테일함의 결여, 선수의 프로필이나 주행 속도 등 기본적인 정보도 나오질 않는 방송 구성에 대한 불만이다. KBS의 채형원 카메라 감독은 김포공항에서 출항 대기 중 395m의 계양산이 보이질 않는다며 기상악화로 인해 결국 촬영 헬기가 뜨지 못한 대에 대한 아쉬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하여 오토바이가 송출하는 단조로운 그림만 1시간20분 동안 방송돼 보는 이의 하품을 유발하였다.


 

발전시켜 나갈 방법
최근 추세를 보면 TDK 피날레 서울 ‘광화문 광장’은 항상 대회의 끝을 알리는 투르 드 프랑스의 파리 샹젤리제와 같이 대회의 상징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광화문 광장의 노면과 샹젤리제 종점의 노면은 어느 정도 공통점도 있다. 울퉁불퉁한 길과 신구의 조화가 아름다운 명소 이러한 요소들을 면밀히 따져보았을 때. 그만큼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싸이클링 대회를 벤치마킹하고 노력을 많이 기울인다는 것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자전거 대축전과 투르 드 코리아를 통합해 전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페스티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는 청와대의 발언을 다시 상기해보자. 싸이클링 매니아들을 넘어 국민적인 지지와 각 대회지의 관광 수입 창출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잦은 루트 변경은 자제하고 투르 드 코리아 하면 떠오르는 명소. 이를테면 업힐하면 떠오르는 Tour de France의 랄프 듀에즈와 같은 극악의 힐 클라임, 한국적인 멋을 가미한 TDK만의 고유 입상 져지 한두 가지쯤은 고착화 시키는 것이 대회의 전통성을 깊게 아로새기고 더 멀리 봤을 때 투르 드 코리아의 세계화 및 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대회와 관광 상품으로서의 활용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적 문화적 파급력은 가치로 환산 할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Tour de Korea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자전거 축제를 열정적으로 즐길 줄 알고 가열차게 응원해야 한다. 그러한 문화 조성을 위해선 다소 폐쇄적인 관중 수용정책에서 보다 열릴 필요가 있다. 경기 외적인 요소하나하나도 지루 할 수 있는 싸이클 경기에 갤러리는 색다른 감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 여섯 번째 술을 담갔지만 배부를 수 없다. 오래 묵은 와인이 가치를 인정받듯 20년 뒤 세계적인 위상으로 올라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이 출전하고 그들이 피땀 흘린 코스가 국제적인 관광명소가 되는 아름다운 자전거 ‘한국 일주’를 기분 좋게 상상해본다.


http://tourdekorea.or.kr (Tour d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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