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자전거 여행 : 클래식 자전거와 함께 떠나는 로맨틱한 일본 소도시 여행
일곱 개의 자전거 여행 시라토리 가즈야 지음, 김은진 옮김/다빈치_ 평점 : 85점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웃나라 일본으로 떠나는 것을 꿈 꿀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봐도 일본 자전거 여행기는 많으며 비교적 많지 않은 비용과 부담스럽지 않은 시간으로 여행을 다녀 올 수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반적으로 도쿄, 오사카 등의 일본의 대도시나 소도시라도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 떠나기 마련인데 시라토리 가즈야의 ‘일곱 개의 자전거 여행’은 한국인인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작은 도시들을 자전거와 열차를 타고 소소하게 다니는 여행기다.
음악에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자전거도 클래식 투어링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나 또한 클래식 투어링 사이클을 타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꿈인 사람인데 저자는 도에이샤의 주문 제작한 클래식 크로몰리 자전거를 타고 일본 소도시의 매력을 맹물에 찻잎의 향과 맛이 은은하게 스며들 듯 이야기 해 준다.
본 작품은 자전거를 타고 매일매일 100Km이상씩 일정의 맞춰진 틀에서 고통스럽게 라이딩을 하지도 않으며 두 바퀴를 타고 움직이는 거리보다 열차와 연계하여 이동하는 거리와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자전거 여행기와 달리 목적지에 이동함에 있어 그 과정 그 풍경과 감성에 더욱 치중하며 작가는 일본 혼슈 최북단의 도호쿠 지방에서부터 최남단의 세토나이카이에 있는 여러 섬들까지 사는 동네를 샤방하게 산책을 다니듯 빠르지 않게 천천히 길모퉁이 풀 한포기 그리고 이동 중 느껴지는 바람까지 소탈하면서도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조금만 더 배려해줬다면
작품의 각 장이 시작할 때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지방의 지도가 첨부 되어 있지만 일본의 전체 모습이 표시되어 있고 그중 어디라고 설명이 된 채 디테일하게 이동 경로를 알려줬다면 여행기를 보는 독자가 저자와 같은 일본에 사는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의 입장에서 작품에 몰입하기 더 쉬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각 소도시의 지명이 너무나도 생소하기 때문 분명 책에서는 어디 어디 도로를 타고 어디를 향했다고 얘기하지만 그 경로를 머릿속으로 상상하기엔 한국인인 내가 느끼는 지식의 한계가 너무도 컸다.
여행지에 대한 풍경과 음식을 담백한 문채로 묘사하기에 앞서 그곳의 풍경들도 사진으로 담아 글과 함께 전달했다면 더욱 더 독자 입장에서 눈에 착착 감기는 여행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물론, 클래식 크로몰리 투어링 자전거와 함께한 감성적인 사진들이 중간 중간 양념처럼 수록되어 있긴 하지만 그 사진들은 지나치게 설정적이다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차를 몰고 다니는 여행이든 두 다리로 걷는 여행이든 어떤 이동수단을 타고 다니든 각 여행은 그 자체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 중 자전거 여행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과 힘들게 이동 할 수 있는 것 그 둘의 매력을 적절히 배합한 그 어떠한 방식의 여행보다도 특별한 매력과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로망이 담겨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자전거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세계 안에서 미를 발견하고 이름 모를 사람들이나 길, 사물에 내재한 가치에 공감하고, 동시에 외적인 것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내적인 것에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것이 꼭 세상사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것이 속세에 있는 대부분의 것보다도 재미있고 또한 자전거 여행자들의 영혼과 정신에 절실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소도시라도 너무나 지명들이 생소하기에 작품에 몰입하기가 약간 힘들 수도 있다. 당신이 일본에 각 지방과 문화 등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 여행기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 아닐까 한다. 나는 하나의 소망이 생겼다. 한국에서도 시라토리 가즈야의 ‘일곱 개의 자전거 여행’ 처럼 한국의 각 작은 도시들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그곳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줄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 말이다.
자전거, 클래식, 일본, 사진, 풍경, 사람, 이야기, 로맨스, 음악, 음식. 즉 여행에 대한 로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바쁜 일 상속 일본의 소도시를 디테일하고도 은은하게 경험해 보고 싶다면 지금, 클래식 투어링 사이클을 타고 저자와 함께 일곱 개의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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