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자전거 다큐 여행 : 자전거와 여행을 사랑하는 이라면 꼭 읽어야 할 눈부신 언어유희

피아랑 2010. 7. 29. 08:57

자전거 다큐 여행 한상우 지음/북노마드_ 평점 : 100점
내 고향은 울산이다. 헌데 책의 겉표지 사진도 울산 주전방파제의 모습이다. 그곳은 고래가 도시의 상징이다. 가로등, 분수 등 많은 것들을 고래를 형상화 하였다. 사진의 모습 또한 울산 주전 방파제와 바다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과 고래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비친 그림자를 구도로 촬영하였다. ‘귀신도로가 돌아올 날은 아직 멀어 보입니다. ‘ 사진의 글귀처럼 국어교사 한상우의 ’자전거 다큐 여행‘은 우리나라 각지의 이야기와 그의 생각들이 전주비빔밥의 나물과 밥처럼 잘 버무려 져 있다.

그는 내가 탐하는 문장력을 가졌다. 그의 글은 호소력 짙은 가수의 목소리처럼 가슴 깊이 울리는 힘이 있다. 여행기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거나 스케일이 작으면 읽는 사람은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듯 거북하고 글쓴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자전거로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듯 힘겹다. 하지만 본 작은 다르다. 대한민국 월드컵이 원정 16강에 처음 진출하여 우루과이와 한판 대결을 하던 날. 나는 그의 책을 손에 넣었고 경기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다 책을 펼쳤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단숨에 쉬지 않고 읽어버렸다.


 

풀잎도 소중한 사연이
가장 인간답고 친환경적인 자전거를 타고 그와 함께 당도하는 대한민국은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주름살처럼 이런저런 사연들이 많다. 부산의 재개발지, 충북 충주 미륵리사지, 서울 용산 등 유명한 문화재부터 골목길 뒤 어귀까지 자전거의 바퀴는 구른다. 어딘가 마음먹고 큰 돈 들여 훌쩍 떠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여행이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근처 길과 담벼락 하나 아침이슬을 머금은 풀잎 까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이야기 거리가 된다는 것을 저자 한상우는 아름다운 우리말로 몸소 실천하고 있다.

“너에게 다가가는 내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하지는 마. 지금 이 순간에도 난 너와 가까워지고 있는걸. 세상의 모든 길과 느린 생명들이 날 응원하고 있는 걸” 바퀴를 굴리는가? 당신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 바퀴를 굴리는가?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이 구절이 얼마나 가슴에 닿는 아름다운 표현인지 잘 와 닿을 것이다. 그가 얼마나 자전거와 함께 가슴으로 세상의 풍경들을 받아 들였는지 느낌이 오질 않는가?


 

아름다운 사람의 눈부신 언어유희
자전거를 사랑하는 나는 그의 이야기를 눈으로 하나두울 담아내는 중 자전거를 왜 타야하는지 자전거가 얼마나 매력적인 운송수단인지 연애편지를 쓰듯 속삭여줄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글귀를 발견했다. “왜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냐고? 페달에 발을 올려놓을 때의 설렘, 첫 페달을 꾸욱 밟을 때 얼굴에 와 닿는 바람, 살짝 높아진 눈높이, 몸에 적당히 맞는 속도감, 길과 지도 간의 숨바꼭질, 오르막의 긴장과 내리막의 청량감, 물 한모금의 소중함, 거친 숨과 함께 마침내 얻게 되는 평화. 이 모든 낭만이 자전거 한 대에 들어 있는 걸. 이번에 내가 물을 차례야. 넌 왜 자전거를 안타니?”

나는 매달마다 한두 권의 자전거 여행기를 읽는다. 그중 근래에 읽은 에세이중 가장 당신께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부디 그의 책이 널리 읽혀 아름다운 필력을 소유한 저자의 다음 작품을 볼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그에게 국어 교육을 받는 중학생들이 부럽기 그지없다. 그의 제자들은 헤아릴 수 있을까?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를 말이다. 덤으로 책을 넘길 때 마다 굴러가는 귀여운 자전거 그림도 무척 재미나니 글의 내용뿐만 아니라 ‘자전거 다큐 여행’을 더욱 진하게 우려낸 출판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국어교사 한상우의 자전거 다큐 여행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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