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칠드런(Little Children) : 어른이들의 일탈 이야기

리틀 칠드런 - 10점
토드 필드감독, 패트릭 윌슨 외 출연/태원엔터테인먼트

본 작품의 영화 홍보 문구나, 포스터를 보면 '불륜'이라는 소재에 너무나 치우치게 소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본작을 관람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뭐야.. 남녀의 정사신만 죽어라 나오는 19금 영화군!"이라고 착각 할 소지가 다분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이 영화를 봤다. 하지만 그것은 영화를 보면 예상은 깨지고야 만다. 이렇게 불륜이라는 깔금하고도 선을 넘어야 할 듯 말듯 소탈하게 풀이하는 영화가 또 있을까? 리틀 칠드런은 절대 성인 에로영화가 아닌, 로맨스+드라마+스릴러를 조합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이야기다.

'사라(케이트 윈슬렛)'는 동네 놀이터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고 남들 뒷얘기나 하는 그런 전형적인 아줌마다. 그 놀이터에는 동네 아줌마들을 긴장시키는 킹카 '브래드(패트릭 윌슨)'가 출몰하는데 이 잘난 킹카 때문에 놀이터의 아줌마들은 화장을 하고 옷을 입는등 외모에 신경을 쓴다. '사라'는 동네 아줌마들과 딜(전화번호를 따오면 5달러 준다)을 하게 되고 킹카에게 접근한 사라는 브래드와 이런저런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브래드와 짜고 아줌마들을 놀려주기 위해 포옹을 하며 입맞춤 까지 하게 된다. 그 후.. 그 순간을 못 잊은 그들은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데..." 이게 이 영화의 중요한 줄거리고 외적인 요소는 그들의 일상과 심리다.

 

러닝타임 약 3시간, 하지만 관객은 집중하게 된다.
영화는 주인공 '사라(케이트 윈슬렛)'와 '브래드(패트릭 윌슨)'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그들 주변의 소외된 사람들의 스토리를 양념처럼 절묘하게 조화시킨다.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이들은 소외되었다. 주인공 '사라'는 남편으로 부터, '브래드'는 부인으로 부터, 그리고 브래드의 친구가 되는 '래리'는 총기오발 사고로 경찰직을 그만둔 아픈 사연이 있고, 경찰직을 그만둔 '래리'가 집착하는 '로니'라는 인물은 성도착증 환자로 마을 사람들이게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간다. 그의 유일한 방패는 어머니다.

 

마을의 킹카 브래드의 아내, 그녀는 아름답고 능력있는 커리어 우먼이다.

 

총탄 오발 사고로 경찰을 관둔 아픈 사연이 있는 브래드의 친구 '래리'

 

어머니를 방패 삼아 살아가는 성도착증 환자 '로니'

작품은 사라와 브래드의 지속적인 불륜을 중심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래리와 로니의 야이기도 물 흐르듯이 전해준다. 각 캐릭터들이 연결되는 인물들의 관계를들을 살펴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에 작품을 보는 관객은 자연스럽게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까지 빠져들게 되고 약 3시간에 이르는 본작의 러닝타임에서 지루할 틈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 또한 탁월하다. 각 배우들은 맞은 캐릭터에 맞게 일상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으며(특히, 성도착증로 나오는 '로니'역의 배우의 연기는)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마치 본 작품과도 같은 소소한 음악은 잔잔하지만 인물의 심리 상태를 따라 스릴러물 처럼 때로는 빠른 템포로 긴박하게 흐르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특히, 작품 중간중간 다큐멘터리 전달되는 나레이션은 관객이 본 작품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영화의 단 하나의 흠이라면 '사라'와 '브래드'가 일탈의 절정에서 현실 도피를 결심하고 도망을 치려 하는 장면이다.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라'를 만나러 가는 '브래드'가 스케이트 보드를 타게되고 사고가 나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브래드 또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결말이다. 사라, 래리, 로니까지는 완벽한데 브래드가 관객에게 조금은 허무하게 일탈을 마무리 짓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우리들은 어른아이다.
영화는 마지막에서 "과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다른 얘깁니다."라며 관객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도 당신에게는 과거가 된다. 과거는 바꿀수가 없다. 하지만,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 처럼 소외받으면서 살아간다. 직장에서 부터 몸은 크지만 우리는 아직도 시행 착오를 하고 살아가면서 깨달음을 얻은 어린 아이(Little Children)들이다.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때까지 변함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가 소외 받으며 살아간다. 가족으로부터 직장에서 친구로부터 상처를 받고 다른 대안을 찾아 치유를 받는다.

이 작품에서 사라와 브래드가 서로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것도 어떠한 상실감, 상처에 대한 대안을 찾은 해방구였고, 전직 경찰관 로니가 그토록 래리한테 집착한 이유도 자신의 감정 표출구로서의 역할이었다. 래리 또한 마찬가지다. 그것이 어떠한 대상이 되었든 그들은 다른 해방구를 찾아서 표출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하며 조금씩 깨달고 성장하게 된다.

 

사실, 이 작품은 하나하나 따지자면 얘기할 거리가 너무나 많은 작품이다. 할 말이 없는듯 하면서도 한번 물고가 트이면 계속해서 이야기 거리가 생기는 그런 영화다. 그것은 작품에 녹아들어있는 요소요소 하나하나가 너무나 잘 어울리고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신은 이 영화를 한번쯤은 봐야 한다. 그리고 뜻밖의 여운을 느껴봐야 한다.
 

19금 뽕빨물이 아닌, 잘만든 성인 영화
본작은 별 기대를 안하고 찾아간 식당에서 뜻밖의 맛있는 음식을 접한것과 같은 그런 작품이다.
불륜이란 소재는 잘못 다루면 참 영화를 '찝찝하게' 만드는 소재다. 하지만, 잘 다루면 영화를 아름답게 만들고 영화를 보는 이에게 인생의 또 다른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리틀 칠드런'이 바로 그런 다루기 까탈스러운 '불륜'이라는 소재로 교훈과 잔잔한 여운을 가슴에 남겨주는,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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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전거 매장 실장 그리고 월간지 팀장을 엮임 후, 70여년 역사의 캐나다 Ridley's Cycle에서 Senior Service Technician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경험을 녹인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라이드위드유>를 고향 울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업사이클을 테마로 한 카페이면서 스캇, 캐논데일, 메리다, 콜나고 그리고 브롬톤, 턴, 버디, 스트라이다, 커넥티드 전기자전거 등을 전개하는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두 팔 벌려 당신을 환영합니다. *찾아가기 |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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